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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클로즈업] '가족까지 불똥' 이휘재 진행 논란, 쌓여온 분노 폭발하나

입력 : 2017-01-03 17:44:22 수정 : 2017-01-03 21: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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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이휘재의 시상식 진행 논란이 당사자의 사과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휘재는 쏟아지는 비난 댓글에 SNS를 닫았고, 출연 중인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하차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이휘재의 사과에 이어 시상식을 주최한 SBS 측도 "논란이 된 부분은 반성하겠다. 2017년 연기대상은 더욱 잘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 입장을 전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오히려 이휘재를 향한 비난은 가족들에게 옮겨붙는 상황이다. 이휘재의 친누나, 이휘재의 아내 문정원과 처남 문동환의 SNS에까지 이휘재의 언행을 지적하는 댓글이 달리면서 비공개 전환한 상태다.    

논란 여파는 육아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쌍둥이 자녀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이휘재의 어린 자녀들 게시물에 달린 '버릇 없다'는 인신공격성 댓글은 우려를 자아낼 만한 수준이다.  

이휘재는 지난해 12월31일 열린 '2016 SBS연기대상'에서 무례한 진행으로 구설에 올랐다. 한 번의 말실수가 아닌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하지 않는 농담이 수차례 반복되면서 웃어넘길 수 있는 '농담'의 수위를 넘어버렸다. 

이휘재는 패딩점퍼 차림의 성동일에게 "촬영하다 오셨냐, 집에서 오신 거냐. 제작진인 줄 알았다"고 의상을 지적했다. 이휘재가 농담조로 건넨 말에 성동일의 굳은 표정은 그대로 카메라에 잡혔다. 


이어 이휘재는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로 베스트 커플상을 받은 이준기와 이지은(아이유)를 향해 "두 사람 사이가 수상하다"라고 수차례 언급해 구설에 올랐다. 이준기와 아이유는 어색한 웃음으로 상황을 넘기려 했지만,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가수 장기하와 열애 중인 아이유를 배려하지 않은 질문으로 비난을 받았다. 

또 거미와 공개 연애 중인 조정석에게 '거미' 이름이 나오도록 집요하게 매달려 눈총을 샀다. 이휘재는 10대 스타상을 받은 조정석에게 "'그분'도 방송을 보고 계실까요"라며 거미를 언급하거나 헛기침을 하며 거미의 이름을 유도해 조정석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이휘재의 '눈치 없는' 진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휘재는 남궁민에게 '미녀 공심이'에 함께 출연한 걸스데이 민아의 단점을 밝혀달라며 "화장을 너무 진하게 하지 말라든지"라고 말해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시상식 이후 시청자 비난이 빗발쳤고, 결국 이휘재는 SNS에 사과 글을 올리며 잘못을 인정했다.
 
이휘재는 "생방송에서 좀 재미있게 해보자했던 저의 욕심이 너무 많이 과했던 것 같다"면서 "저의 욕심으로 인해 벌어진 모든 일들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거듭 사과드린다.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중심을 잡아 진행하도록 노력 또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성동일을 비롯해 이름이 거론된 배우들과 시청자에게도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휘재의 사과에도 시청자들은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논란으로 이휘재의 과거 발언까지 회자되며 논란의 도마 위에 올려지고 있다. 

이휘재는 지난 '2009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배우 고현정에게 "김남주 인터뷰해야 하니까 옆으로 가라"면서 짓궂게 진행했다가 "미친 거 아니야? 표정이 맘에 안 든다"라는 답을 들었다. 당시 이휘재는 고현정과 친분을 강조하며 "고현정씨가 한 말은 '개그콘서트' 유행어로, 악의를 갖고 한 말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휘재는 시상식에서 일부 연예인에게 '형' '누나'라는 호칭을 남발해 시청자에 대한 예의를 저버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형' '누나' 호칭은 유명 연예인과의 친분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비치며 달궈진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번 논란은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공격해 재미를 이끌어내는 이휘재 특유의 진행 스타일이 용인할 수 있는 개그의 임계점을 넘긴 결과로 해석된다. 그간 표출되지 않았지만, 이휘재의 일방적인 진행방식에 대해 쌓여온 시청자 불만이 이번 논란을 계기로 폭발했다. 

시청자의 심기를 건드린 '진행 실수'가 한 번이 아니었고, 여러 차례 반복됐다는 점에서 이휘재의 MC 자질마저 물음표가 달렸다. 논란의 뿌리가 깊다는 점에서 분노한 시청자의 마음을 돌려놓기까지 간단치 않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2016 SBS 연기대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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