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타인에게 빌려준다는 사람들. 그들 어떤 일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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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대여를 통해 남성과 만난 여성. (사진=산케이신문 캡처) |
일본에서도 생소한 이 일은 의뢰자의 요구에 일정한 대가를 받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주는 일로, 일부는 재능기부를 하기도 하며 그들은 연애상담을 시작으로 조언, 단순한 동행, 대화 상대, 애인 역할 등 다양한 의뢰를 받는다.
단 성적인 접촉이나 요구 등은 할 수 없고 이에 응하지 않는다. 일본도 성매매는 법의 처벌을 받으며 자신의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 지금 빌릴 수 있는 사람들
지금까지 언론·방송을 통해 알려진 사람들은 연애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여성작가와 지난 6월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 '아저씨 대여'에서 활동하는 약 70여 명의 남성, 여성 심리를 조언하거나 쇼핑, 여자친구 역할을 하는 몇몇 여성들 그리고 21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소개된 신문 읽어주는 도쿄대생 등이 있다.
이들은 자신의 특기와 재능 등을 상대를 위해 쓰기도 하지만 꼭 재능이 필요하지 않은 단순한 일도 하는데 예를 들면 같이 대화하며 차를 마시는 일이 그렇다.
이들은 돈을 목적으로 하기보단 누군가를 돕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들이 받는 대가는 많게는 시간당 5000엔(약 5만원)부터 50엔(약 500원)까지 다양하며, 어떤 일을 얼마나 오래 하는지 등에 따라 다르다.
신문·사회평론가들은 이들의 활동과 수요를 두고 '사회가 개인화되면서 생겨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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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대여'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여성. 그때그때 다르지만 이날 공개된 수입은 2만 5000엔 정도였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 |
작가 겸 연애 카운슬러로 활동하는 카와이 미오(30) 씨는 "젊은 여성이 자신을 빌려준다고 하니 일부에서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다"며 "주변에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 만나는 것은 위험하다는 충고를 했다"고 말했다.
또 아저씨 대여의 경우 역시 좋지 않은 인식과 우려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언론에 소개되면서 인식이 개선돼 지금은 매일 이들을 찾고 있다.
■ 그들은 지금
미오 씨는 주로 연애 경험이 부족한 3.40대 남성들에게 이성 교제에 관한 상담을 한다. 친구나 선배에게 연애상담을 하는 한국과 비교되는 모습이지만 "일본인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자신의 흠이 누군가에게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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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경험이 부족한 남성들과 이성 교제에 관한 상담을 하는 미오 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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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모토 씨는 육체적인 노동부터 누군가의 고민을 듣는 등의 일을 한다고 말했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 |
일을 시작하고 3주가 지났을 때쯤 발달 장애 아동과 수학에 관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부모의 요청을 시작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과의 만남, 유흥업소에서 일했던 여성과 대화, 포커 세계 챔피언과 포커대결 등 “이일이 아니었다면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엔 다양한 삶이 있고 모두가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며 "이 일을 통해 자신을 채찍질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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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노 씨는 이 일을 하면서 "세상엔 다양한 삶이 있고 모두가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사진= 아사히신문 캡처) |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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