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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버블인줄 알았는데… ‘비트코인’ 다시 주목, 왜?

입력 : 2016-12-21 20:29:11 수정 : 2016-12-22 16: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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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늘고 가격도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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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비트코인은 질주했다. 2009년 초 탄생해 2010년 중반까지 1센트도 되지 않던 1비트코인 가격이 1200달러를 넘어섰다.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온라인 가상화폐의 ‘폭풍 성장’이었다. 그러나 통화당국은 냉소적이었다. 한국은행은 “화폐로 발전하기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당시 한은 고위관계자는 “비트코인이 어찌 되나 두고 보시라”며 ‘비극적 운명’을 장담했다. 한낱 꽃일 뿐인 튤립 뿌리가 집 한 채 값까지 치솟았다가 한순간에 거품이 터져버린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버블 사건에 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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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이 지난 지금 비트코인은 꿋꿋하다. 거래량이 다시 늘고 가격은 상승세다. 올해 300달러대까지 빠졌던 1비트코인 가격은 지금 800달러선을 오르내린다. 통화당국의 입장은 어느새 바뀌었다.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통화 제도화에 나섰다. 지난달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학계·법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더 이상 온라인 가상화폐의 존재감과 가능성을 무시하거나 방치할 수 없었던 것이다.

비트코인의 생명력은 어디서 오는가. 우선 ‘블록체인’이라는 혁신의 힘이 꼽힌다. ‘공공 거래 장부’로 번역되는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로, 비트코인을 탄생시킨 핵심 기술이다. 기존 금융거래는 금융회사의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지만 블록체인은 거꾸로 거래 기록을 모든 사용자들에게 뿌려 해킹을 방지하는 개념이다.

비트코인은 이 블록체인으로 중앙통제 시스템 없이 이뤄지는 (P2P)개인 대 개인 분산컴퓨팅의 오랜 딜레마인 정보 간 충돌(중복사용)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넥스트 머니-비트코인’ 저자인 김진화 코빗 이사는 “분산컴퓨팅의 효율성, 보안성과 같은 장점을 맘껏 누리면서도 중복되고 동기화하지 않는 정보에 골머리를 앓는 혼란과 고통이 사라진 것”이라고 평했다. ‘채굴’(mining)이라는 참여자들의 자발적 작업증명 시스템 덕분이다. 채굴은 비트코인 시스템이 요구하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으로, 이 과정을 통해 모든 비트코인 거래가 증명되고 투명하게 공개된다. 비트코인은 문제를 푼 참여자에게 보상으로 지급된다.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은 2008년 10월31일 ‘사토시 나카모토’(가명)가 인터넷에 올린 ‘비트코인:P2P 전자 화폐 시스템’이라는 논문을 통해 처음 등장했다. 완결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는 있으나 블록체인은 이제 거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획기적인 금융거래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유엔 미래보고서는 ‘미래를 바꿀 신기술 10선’에 블록체인을 포함시켰다.

세계 정치경제 환경도 비트코인에 우호적이다. 중국의 자본통제 강화, 미국과 영국의 고립주의는 비트코인과 같은 ‘발행기관도 없고, 정부도 국경도 필요없는 글로벌 전자금융 네트워크’의 수요를 증폭시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최근 비트코인에 대해 “세계 경제의 대변화에 힘입어 화려한 재기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국의 고립주의가 자유로운 송금을 억제하면서 비트코인 수요가 더욱 늘 것이란 전망이다. 비트코인의 공급이 줄어드는 추세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수학문제 해결을 통해 채굴되는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4년 주기로 절반으로 줄어든다. 채굴할 수 있는 비트코인 총 발행량은 2100만개로 정해져 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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