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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맞은 교황, 노숙자 8명과 ‘식사 나눔’

입력 : 2016-12-18 21:36:10 수정 : 2016-12-18 21: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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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국 출신 초청… 조촐한 잔치
“나이 들수록 지혜 더욱 찾게 돼”
‘빈자의 성인’으로 불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과 80세 생일을 함께했다. 그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초대된 사람들은 노숙자 8명이었고, 음식은 아르헨티나식 케이크와 물 등 간단한 음식이 전부였다. 교황은 조촐한 생일이 끝난 뒤 진행된 특별미사에서 나이가 들고 있지만 여전히 지혜가 부족한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드러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팔순 생일을 맞은 17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자신의 처소인 산타 마르타 게스트하우스에 성 베드로 광장 주변에 살고 있는 노숙자 8명을 불러 아침을 함께했다. 이탈리아인 4명 등 4개국 출신 노숙자가 초청됐고 이들은 생일선물로 해바라기 꽃다발 세 묶음을 전달했다.

아침식사 테이블의 중앙 자리를 노숙자에 양보한 교황은 생일을 기념해 무료급식소에서 노숙자들에게 케이크, 교황 사진 등 작은 선물을 나눠줬다.

식사를 끝난 뒤 바티칸 파올리나 예배당에서 진행된 특별미사에서 교황은 지혜 없이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고백했다. 그는 추기경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최근 며칠 동안 나는 나이가 들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는 추악한 나 자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노년일수록 지혜를 더욱 찾게 된다’는 3년 전 내 발언이 생각났고, 지금도 여전히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길 바란다”며 “평화롭고, 신앙심이 깊고 유익하며 기쁜 노년이 되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영어, 이탈리아어 등 7개 언어로 개설한 이메일을 통해 생일 축하메시지를 받기로 한 교황청은 전 세계 각지에서 축하인사가 쇄도했다고 전했다. 교황청에 따르면 라틴어로 작성된 이메일 1000통을 포함해 모두 5만통의 축하 이메일에 도착했다. 이 중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교황은 말과 행동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자비와 희망, 평화의 메시지를 불어넣었다”고 말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직접 전화통화를 하고 축하전문을 보냈다. 그는 분쟁지역에서 종교 간 건설적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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