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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표현처럼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년 동안 미국인의 신뢰를 받았다. 임기 2개월이 안 남은 시점에도 60%에 가까운 지지율을 받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매주 공개하는 그의 10월 이후 국정수행 지지율 흐름은 55%→54%→53%→57%→56%였다. 올해 오바마 대통령이 지지율 50% 미만을 기록한 때는 몇 차례에 지나지 않았다. 1월과 2월 8차례(47∼48%)를 비롯해 4월 한 차례(48%), 7월 한 차례(49%) 등 전체 11개주에 불과하다. 취임 첫해인 2009년과 연임에 성공한 2013년 초반을 제외하고 2015년까지 평균 50% 이하의 지지율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이다.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정도로 변화가 시대적인 대세인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고공의 인기를 끄는 비결은 무엇일까. 인기의 핵심 요인으로는 일자리 증가와 실업률 감소 등이 꼽힌다. 또 오바마케어(건강보험제도)와 이란 핵협상 타결, 쿠바와 관계 개선 등 적극적인 대선공약 이행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통해 자신을 지지했던 이들을 확실하게 붙잡아 둘 수 있었다.
초당 행보도 그의 인기 비결이다. 익명을 원한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미국인들도 그가 공화당 등 반대세력까지 포용하려고 대화를 하고 소통하려는 자세는 평가한다”며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면밀한 소통 전략으로 지지자들은 물론 비판 세력까지 설득했다”고 평가했다. 일례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열린 총기난사 추도식에서 화합을 호소하며 통합의 리더십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흑백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개최된 엄숙한 추도식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놀라운 은총)를 선창했고, 6000명의 추도객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박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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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5년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케어) 홍보를 위해 인터넷 동영상에 출연해 연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 세계일보자료사진 |
임기 막판 높은 지지율을 보인 전직 대통령은 더러 있었다.
24일(현지시간) 갤럽에 따르면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들의 임기 마지막 해 11월에 평균 지지율이 높은 전직 대통령으로는 빌 클린턴(2000년, 63%)이 꼽힌다. 냉전 시대를 끝낸 지도자였던 로널드 레이건(1988년, 57%)도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이외에 린든 존슨(1968년, 43%)과 드와이트 아이젠아워(1960년, 59%)의 지지율도 낮지 않았다. 이들 전직 대통령은 냉전과 경제 호황기에 세계 최강 국가 지도자로서 입지를 다지며 임기를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2001년 9·11 테러와 2008년 경기 침체 여파를 겪은 조지 W 부시(2008년)의 지지율은 29%에 불과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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