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영역 21~24번 어렵지 않지만 생소
문법영역 13번, 자동사-타동사 구분 헷갈려
독서여역 33~36번 과학지문 EBS 연계 수준 높아

유형별로는 화법과 작문보다는 문법과 독서영역에서 학생들이 체감하는 난이도가 더 높았을 것으로 교사들은 추정했다.
조영혜 서울과학고 교사는 화법과 작문영역에서 5번 문항과 7번 문항을 까다로운 문제로 꼽았다. 5번 문제(화법)는 토론참여자의 발언 내용을 분석해야 하고, 7번문제(작문)는 학생들이 추론적 사고를 한 후 문제를 풀어야 해서 적잖은 시간이 소요됐을 것으로 분석이다.
문학유형은 독서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지만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출제됐다.
조 교사는 작품론을 통해 작품을 해석하는 21~24번 문항의 경우, 학생들이 봤을땐 새로운 유형처럼 받아들였겠지만 난이도는 높지 않아 핵심적 개념만 접근하면 문제를 풀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시와 희곡을 같이 묶은 새로운 복합지문 형태도 출제됐다.
김수영 시인의 시 '구름의 파수병', 이강백 작가의 희곡 '느낌, 극락같은' 처럼 현대시와 소설이 등장하는 지문은 EBS에서 등장하지 않은 생소한 지문이라고 조 교사는 지적했다.
조 교사는 "소설도 마찬가지지만 학생들은 시를 힘들어 한다. 학생들은 시험장에서 굉장히 당황했을 것"이라며 "문제 구성 유형은 그동안 나온것과 크게 벗어나지 않아 문제 자체가 난이도가 높았다기 보다는 제시문 자체가 낯설움이 굉장히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법과 독서영역은 화법, 작문 영역에 비해 난이도가 높았지만 수험생의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이런건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나타났던 현상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문법이 어려웠더라도 충격은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법 영역에서 까다로운 문제로는 자동사와 타동사 문항을 구분하고 중세국어와 현대국어와 비교하는 13번 문항이 꼽혔다.
김 교사는 "자동사, 타동사 구분도 어려운데 현대어와 중세어 차이를 비교해야 해서 학생들은 어려웠을 것"이라며 "14번과 15번 문항을 보면 제시문을 주고 문법 2문제가 나온다. 이건 작년까지 수능에 나오지 않았던 형태이지만 올해 6,9월 모의고사에서 이미 보여준 형태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충분히 출제를 예상하고 대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서영역은 이번 수능에서 인문, 과학, 사회분야 등 3개의 지문이 제시됐다.
지난해보다 지문 개수는 1개 줄었고 올해 두 차례 모의고사처럼 혼합된 형태의 지문이 출제되지 않았지만 지문의 길이는 매우 길다고 김 교사는 평가했다.
지난해 수능까지는 각 영역에서 혼합된 지문이 출제되지 않았지만 올어 6월 모의고사에서는 물리·예술, 9월 모의고사에서는 건축·기술처럼 각각 혼합된 형태의 지문이 제시돼 이번 수능시험에서도 혼합지문이 제시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그중 16번 문항은 수험생이 풀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2000자에 가까운 긴 지문인데다 포퍼와 콰인, 두 철학자의 사고의 차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김 교사는 "16번 문제는 질문의 형태는 단순하다"면서도 "단순한 질문이지만 내용을 심도있게 이해해야 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8번 문항은 응용문제로써 가설과 내용에 대해 두 철학자가 어떻게 차이가 있느냐를 비교함으로써 학생들에겐 난이도가 꽤 높았을 문제"라고 꼽았다.
33~36번 문항의 과학지문도 EBS 미생물 환경지문과 연계된 높은 수준의 지문으로 교사들은 평가했다.
김 교사는 "과학 소재 자체는 용어가 어렵고 지문의 길이가 길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집중력을 잃으면 풀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집중혁이 흐트러지지 않으면 상당히 풀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34번과 36번 문항은 지문에 대한 세부적 정보를 확인하는 문제로, 세부적 정보가 한 군데에 밀집되지 않고 지문 곳곳에 흩어져 있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 교사는 보험관련 지문에 대해서도 "경제는 수능에서 익숙한데 보험은 학생들에게 익숙한 영역이 아닌데다 제시문 길이가 2600자"라며 "거의 한 면을 차지할만큼 아주 긴 지문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다. 보험의 특성상 확률, 기대값 등 수리적 사고를 요구해 수리적 사고에 부족한 학생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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