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에 사는 사라 마이탈(35)은 8개월 전을 떠올릴 때마다 자기와 딸이 무사하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사라는 임신 사실을 알고 2주가 지난 뒤 유방암 2기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았다. 임신의 기쁨을 제대로 만끽하기도 전에 나온 전혀 예상치 못한 소식이었다.
사라는 “솔직히 겁났지만 아기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무섭지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사라가 힘을 낼 수 있었던 건 남편 응원도 있지만 샤론 박사가 자기를 단단히 책임진 덕분이다. 암 진단부터 치료까지 늘 사라의 곁에 있었던 샤론 박사는 특히 임신 중이라는 사실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엄마와 아기가 모두 무사할 수 있게 노력했다.

미국 국립 암연구소에 따르면 현지에서 임신 도중 암 진단을 받는 여성은 매년 3000명 중 1명꼴이다.
과거에는 낙태 권유가 많았지만 의학 기술 발달, 낙태가 임신부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점 그리고 화학치료가 태아에게 악영향을 준다는 점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사실 등을 근거로 수술대에 오르는 임신부는 점점 사라졌다.
그렇다고 무작정 안심할 수는 없었다. 태아 건강을 위해 임신 3개월이 될 때까지 사라는 화학치료를 미뤘다. 뱃속 아기의 장기가 완벽히 생성되지 않아서다. 그동안 샤론 박사는 사라의 유방 절제술을 시행했으며, 6주가 지난 후 비로소 5단계에 걸친 화학치료에 접어들었다.

치료 과정에서 택솔(Taxol) 사용은 출산 후로 미루자고 샤론 박사는 생각했다. 주목(朱木)에서 추출한 항암물질 택솔은 암의 ‘특효약’ 또는 ‘획기적인 신약’ 등으로 알려졌으나, 미국 식품의약국이 지정한 ‘약물별 태아 위험도(FDA pregnancy category)’에서 ‘카테고리 D’로 분류된 탓에 태아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카테고리 D에는 연구나 시판 후 조사에서 해당 성분이 인간에게 위험하다고 알려졌지만, 사용에 따른 이익이 위험성보다 높을 때만 쓰는 약물이 속한다.
화학치료 내내 사라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아픈 거야 참지만 아기 걱정이 머릿속을 휘저었다. 암 진단이 내려진 후에도 곧바로 가족에게 알리지 않을 만큼 여러 생각이 많았던 그는 나중에 사실을 안 가족이 응원을 보내줬으나 잘 해낼지는 자신하지 못했다.

사라는 임신 38주째이던 지난 3월26일, 몸무게 약 2.7kg의 건강한 딸 사샤를 낳았다. 치료 내내 제대로 먹지 못해 아기 건강이 좋지 않을까 마음 졸였던 사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의료진은 방사선 치료 병행에도 사라의 몸이 괜찮다고 보고 택솔은 쓰지 않았다. 몸은 괜찮냐고? 사라는 지난 여름 암을 완벽히 이겨내고 가족과의 행복한 일상에 늘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한편 사라의 사연은 ‘어머니의 날(Mother's Day)’을 맞아 지난 5월에도 외신들이 소개한 바 있다. 미국은 매년 5월 두 번째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지정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뉴욕포스트·WIAT 영상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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