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보유 생명 지분 처분 피할 수 있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연내에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하는 법안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삼성의 중간금융지주사 설립이 탄력을 받게된 것이다.
그동안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여야 간 이견 차이로 번번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삼성그룹은 2014년부터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구조 재편을 이어왔다.
7일 공정위와 재계에 따르면 올해 중으로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땐 지배구조 개편이 한창인 삼성 입장에서는 최선의 시나리오가 완성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부회장이 그룹의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3세 경영이 시작된 만큼,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뉴삼성'의 밑그름이 완성될수 있다는 것.
이 경우 삼성물산이 갖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 19.34%를 처분하지 않고 그대로 둘 수 있고 이 부회장 입장에선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20%가량을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뭉이다.
그동안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보유할 수 없고,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하기 때문에 삼성은 삼성물산을 핵심으로 하고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부문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제조부문으로 나누는 구조의 지배구조 개편방식이 점쳐졌다.
이때 지배구조 개편의 걸림돌은 삼성생명이었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통주 주식 7.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금융계열사가 비금융 계열사의 최대주주가 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금산분리 원칙에 위배된다.
시장에선 삼성 지배구조 작업의 마무리는 삼성생명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내다본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삼성생명을 언제든 금융지주사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사전 준비 작업을 해왔다.
향후 승계 작업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 확대가 필요하다. 이 부회장의 현재 삼성전자 지분율 0.59%로는 지배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대주주인 통합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 4.1%를 보유하고 있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전체 조직을 장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19.34%도 현재로서는 문제다.
하지만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이 가능해지면 삼성생명의 지분 정리가 필요하지않고,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상태에서 금융계열사 지배가 가능하다.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은 삼성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 SK 등 그룹에도 수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SK그룹도 중간금융지주회사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이 법이 통과되면 현대자동차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캐피탈 등 금융계열사 지분을 중간금융지주회사로 묶고 그 중간금융지주회사를 현대차가 지배하는 안이 가능해진다.
최근 열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SK그룹은 중간지주회사 도입 등 지배구조 개편 방안이 언급될 정도로 관심도가 높다. SK그룹의 경우 지주회사인 SK 아래 새로운 중간금융지주회사를 만들면 SK네트웍스가 보유한 SK증권 지분을 매각하지 않아도 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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