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허준 스승 유의태는 ‘짝퉁’… 조선 명의 유이태 “내가 진짜다”

유철호 지음/삼부시스템/2만7500원

조선의 참의원 유이태/유철호 지음/삼부시스템/2만7500원

조선 최고의 명의 허준을 소재로 한 드라마, 소설이 한창 인기가 높았을 때 허준만큼이나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 있다. ‘유의태’(柳義泰), 허준의 스승으로 묘사된 의원이다. 드라마, 소설이 허구를 가미할 수밖에 없는 매체임에도 유의태는 실제했던 인물처럼 대중들 사이에 회자되었다.

‘유이태’(劉以泰)라는 인물이 있었다. 조선 숙종의 어의를 지냈고 숙종의 병을 치료해 안산군수직을 받기도 했다. 책은 조선의 명의 유이태 일대기를 담았다. 저자는 1984년부터 유이태와 허구의 인물 유의태를 연구했다. 책에 따르면 유이태는 사대부 가문의 후예로서 입신양명의 뜻을 접고 의학에 입문하여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귀천, 친소, 민관, 빈부를 구분없이 마음으로 치료한 ‘심의’(心醫)였다. 또 죽어가는 사람을 살린다는 ‘신의’(神醫)로 칭송을 받기도 했다.

저자는 유이태가 드라마와 소설로 인해 유의태라는 인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산천군청이 건립한 동의보감촌 내에는 허구의 인물 유의태 가묘, 묘비, 동상, 기념비까지 건립되어 있다. 산청군 금서면 화계리 왕산에는 ‘유이태 장군수약수터’를 이름을 바꾸어 허구의 인물 ‘유의태 약수터’로 조성하였으며 도로 곳곳에 이정표가 설치돼 있다.

이와 같이 소설과 드라마에 등장한 허구의 인물은 산청군청에 의해 실존인물이 되었으며 책은 왜곡된 역사 바로잡기를 시도한다.

강구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