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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훈의 스포츠+] 31번 레지 밀러, 종료 16.9초 남기고 7점차 뒤집은 '밀러 타임'의 주인공

입력 : 2016-10-22 13:13:00 수정 : 2016-10-21 1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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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훈의 스포츠+] 전설의 유니폼 넘버, 31번의 주인공…②'밀러 타임'의 주인공 레지 밀러, 막판 몰아치기 명수

◇종료 16.9초 남기고 7점차 뒤집은 밀러, 그래서 나온 말이 '밀러 타임'

미국 프로농구 NBA 용어 중 '밀러 타임(Miller Time)'이 있다.

레지 밀러(1965년 8월 24일생·201cm 88kg)에 의해 탄생된 이말은 '밀러가 지배하는 꿈같은 순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경기막판 도저히 이뤄질 수 없는 대역전극을 일궈내는 일을 뜻한다.

특정 기술이나 징크스등에 선수 이름이 들어간 예는 제법 있지만 경기 흐름과 관련해 선수 이름이 들어간 것은 유례를 찾아 보기 힘들다.

그만큼 밀러가 보여준 뒤집기는 극적이었다. 

지난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불펜 투수 앤드루 밀러(1985년생)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4경기에 마무리로 모두 등판, 팀 승리를 지켜내자 '야구판 밀러타임'이라는 말이 만들어졌다.

그 만큼 레지 밀러가 보인 활약상은 대단했다.

◇1995년 5월 7일 밀러타임, 8,9초만에 8점 몰아 넣어 대역전승

1987년부터 은퇴하던 2005년까지 오직 인디애나 페이서스에서 슈팅 가드로 밀러는 1994년 6월 1일 라이벌 뉴욕 닉스와의 동부 컨퍼런스 결승 5차전때 4쿼터에서만 무려 25점을 몰아 넣는 등 39득점으로 93-86승리를 이끌어 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밀러의 분전에도 인디애나는 뉴욕에 패배 챔프전에 나가지 못했다 .

1994년 컨퍼런스 결승 때 밀러와 유명한 영화감독이자 뉴욕 닉스의 광팬인 스파이크 리와의 설전은 두고 두고 이야기거리가 됐다.

밀러는 게임때마다 관중석 맨 앞자리에 진을 친 스파이크 리와 신경전을 펼쳤다.

그때 두사람은 챔프전 진출을 두고 내기를 했다.

인디애나가 이기면 밀러의 아내를 '스파이크 리의 영화에 출연'시키고, 뉴욕 닉스가 이기면 '밀러가 수감중인 마이크 타이슨을 면회' 가기로 했다.

결국 패트링 유잉이 이끌던 뉴욕 닉스가 천신만고끝에 결승에 오르자 밀러는 두말없이 교도소로 가 3시간여를 기다렸으나 타이슨의 면회거부로 시간만 허비했다.

밀러의 이름이  이름이 가장 뜨겁게 다뤄졌던 순간은 1995년 5월7일 뉴욕닉스와의 동부컨퍼런스 준결승 1차전.

인디애나는 경기종료 16,9초를 남기고 뉴욕 닉스에 99-105로 6점 뒤져 있었다.

거의 모든 이들이 승패가 결정됐다고 생각했지만 밀러가 보기 좋게 뒤집었다.

밀러는 3점슛 2방과 자유투 2개를 꽂아 넣으며 순식간에 8득점 107-105로 대역전극을 펼쳤다.

밀러가 8점을 넣은 시간은 모두 합해 8.9초에 불과했다.

관중도 상대팀도 심지어 홈팬도 인디애나 선수들도 믿기지 않은 기적이었다.

밀러는 1차전서 기록한 31득점 중 1/4를 9초 안되는 시간에 몰아치기해 NBA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을 만들어 내면서 '밀러 타임'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꼬마 때 누나 이기기 위해 "째빨리 멀리 던지기'익혀

밀러가 역대 최고의 3점슈터 중 한명이 된 것은 한살위인 친누가 세릴 밀러(188cm) 덕분이다.

형이 야구선수(LA에인절스 포수였던 데럴 밀러)고 누나가 84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여자농구 명예의 전당 멤버인 세릴 밀러일정도로 스포츠 집안에서 밀러는 누나와 매일 농구를 하면서 자랐다.

어릴 땐 누나가 밀러보다 키도 힘도 좋았기에 밀러는 슛할 때마다 누나에게 블록킹을 당했다.

이를 벗어나려면 누나가 오기전에 빨리, 멀리서 링을 향해 볼을 던지는 수밖에 없었다.

수도없이 반복하다보니 상대가 없는 빈곳을 찾아 들어가 빠른 타임에 슛을 정확히 던지는 신기를 갖추게 됐다.

한때 여자프로골프계를 휘어 잡았던 멕시코의 로레나 오초아의 경우와 흡사하다.

오빠들 틈에서 골프를 배운 오초아는 힘과 체격도 딸려 당연히 드라이버를 멀리칠 수 없어 애를 먹었다.

오초아는 오빠에게 지지 않기 위해 있는 힘껏 드라이버 샷을 날려 그 것이 몸에 배였다. 훗날 프로로 전향한 오초아의 드라이버 거리는 최장상급 이었으며 체구에 비해 엄청난 장타자로 유명했다.

◇밀러의 기록들

*올스타 5회 *31번 영구결번(인디애나 페이서스, UCLA)

*명예의 전당 멤버(2012년 9월 7일) *올림픽 금(1996년)

*통산 2만5279득점(역대 19위)  *통산 3점슛 2560개(역대 2위)

*통산 4141도움 *통산 1389경기 출전(역대 9위)

*통산 4만7619분 출전(역대 9위) *통산 스틸 1505개(역대 43위)

*통산 자유투 6237점(역대 14위) *플레이오프 통산 3점슛 320개(역대 2위)

*한팀에서 18시즌(역대 공동 4위)

박태훈 기자 b 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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