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이 모락모락 나는 피자를 먹으려는 순간, 피자 한가운데에 꽂혀있는 흰 플라스틱 조각이 눈에 들어온다. 작고 둥근 탁자 모양이다. 이 플라스틱의 용도는 뭘까? 피자 조각들이 서로 떨어지지 않게 하려고? 아니면 가운데임을 표시하는 장식용일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외 매체 데일리메일이 16일(현지 시간) 다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플라스틱은 피자와 피자 상자 뚜껑 사이에 공간을 띄우기 위한 용도다. 소위 ‘피자 세이버(Pizza saver)'라 불리는 이 장치는 배달 시 피자가 엉망이 되지 않도록 해준다. 피자 세이버가 없다면 치즈와 토핑이 종이 상자에 모두 붙어버리는 ‘대참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


뜨거운 피자에서 나오는 열기는 단단한 골판지 뚜껑이 습기를 머금게 해 내려앉게 만든다. 끈적끈적한 치즈가 뚜껑에 붙어버린 후 식으면 단단해지면 떼어내기 힘들어진다. 이 경우 소비자는 토핑이 사라진 밀가루 빵만 먹게 될 수도 있다.
미국 뉴욕에 거주 중인 46세 여성 ‘발명가’ 카멜라 비탈레가 1983년 이를 방지할 해결책을 고안했다. 그녀는 피자 위에 얹혀 놓을 수 있는 삼발이 형태의 피자 세이버 디자인을 생각해냈다.
카밀라는 특허를 출원하며 ‘상자의 재질과 큰 크기 때문에 뚜껑이 내려앉거나 가운데 부분이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파이나 케이크 등을 보관하거나 배달할 때 그 내용물이 엉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허 내용에 따르면 그녀의 발명품은 섭씨 260도(화씨 500도)까지 버틸 수 있다.
간단하지만 효율적인 이 아이디어는 1985년 특허가 취득됐으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보급되어 피자가 안전하게 배달되는 데에 한몫하고 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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