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부터 2000년까지 부산·경남 일원에서 9명을 잇달아 살해해 사형을 선고받은 '연쇄살인범 정두영(47)'이 탈옥을 시도하다 붙잡혔다.
28일 대전교도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 정씨가 교도소 작업장 내에서 몰래 만든 사다리(높이 4m)를 이용해 삼중 구조로 된 대전 교도소 담을 넘다가 마지막 3번째 담에서 발각돼 체포됐다.
정씨는 수 m 간격으로 된 교도소 담 3곳 가운데 2곳을 뛰어넘고, 마지막 세 번째 담을 넘기 위해 시도하던 중 붙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철조망으로 된 첫 번째 담은 모포 등을 던져 안전을 확보한 뒤 그곳에 사다리를 걸어 넘었고, 감지센서가 설치된 두 번째 담도 사다리를 활용해 넘어섰다.
이 때 센서가 울리면서 탈옥 시도가 발각돼 긴급 출동한 교도소 직원들에 의해 세 번째 담 앞에서 붙잡혔다.
사다리는 정씨가 자동차 업체 납품용 전선을 만드는 작업실에서 몰래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교도소측은 "정씨 탈옥 시도는 맞다"며 "정확히 언제 시도했는지 등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정씨는 1999년 6월부터 2000년 4월까지 부산과 경남, 대전, 천안 등지에서 23건의 강도·살인 행각을 벌였다.
철강회사 회장 부부 등 9명을 살해하고 10명에게 중·경상을 입히는 등 잔혹한 범행으로 2000년 12월 부산고법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상고를 포기, 사형수로 수감 중이다.
지난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출장마사지사 등 21명 살해 후 사체 11구를 암매장한 연쇄살인마 유영철이 "2000년 강간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돼 있을 당시 정두영 연쇄살인 사건을 상세하게 보도한 월간지를 보고 범행에 착안하게 됐다"고 진술하는 등 정씨는 사회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쳤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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