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토론이 진행되면서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약 2% 급등했고 엔화는 약세를 띠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 지수는 장중에 상승 반전했고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소폭 올랐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27일 오후 1시 20분(한국시간)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97% 하락한 19.4848페소에 거래됐다.

페소화 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페소화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이날 전 세계 140개 주요통화 가운데 페소화가 가장 강세를 보였다. 하루 사이에 페소화 가치가 이처럼 뛴 것 역시 지난 2월 17일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간 페소화 가치는 트럼프의 지지율 추이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멕시코와 미국 사이에 장벽을 쌓겠다며 멕시코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던 트럼프의 지지율이 오르면 페소화 가치가 떨어지고, 트럼프 지지율이 떨어지면 페소화가 오르는 식이었다.
숀 칼로 웨스트팩 뱅킹의 수석 외환전략가는 "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가장 명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페소화 약세"라고 설명했다.
원화도 강세를 보이면서 가치가 1% 가까이 뛰었다.
이날 오전 9시 원화 환율은 달러당 1,109.93원이었지만, 토론회 도중 미끄러지기 시작하면서 낮 12시 42분 전날보다 0.95% 빠진 달러당 1,097.38원까지 내렸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10분 달러당 100.09엔까지 떨어지며 근 한 달 만에 최저치를 보였지만, 토론이 진행되면서 가파르게 올라 낮 12시 39분에는 100.89엔을 기록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짙어지면 강세를 띤다.
예측불가능한 인물로 꼽히는 트럼프가 이날 토론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장의 우려가 줄어들고 엔화도 약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도 하락했다.
이날 오전 10시 16분 온스당 1천339.68달러였던 금값은 오후 2시 20분 현재 온스당 1천335.34달러로 떨어졌다.
글로벌 마켓 자문 그룹의 피터 케니 수석 전략가는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하는데 대부분의 전문가는 트럼프가 더 불확실성을 띤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증시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지수는 이날 장 초반 1.57%까지 빠졌다가 오후에 상승 반전했다.
오후 2시 24분 현재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0.41% 오른 16,612.42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도요타자동차 주가는 0.7%, 마쓰다자동차 주가는 1.9% 뛰었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출기업에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 시각 한국 코스피는 전날보다 0.75% 상승한 2,062.37에, 홍콩 항셍지수는 1.16% 뛴 23,588.60을 보였다. 코스피도 이날 0.48% 하락한 채 개장했다가 장중에 강하게 반등했다.
미국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선물은 0.6% 올랐다.
BMO 프라이빗 은행의 잭 애블린 수석 투자담당은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상승하고 페소 가치가 오르는 움직임은 클린턴이 토론에서 이겼다는 것을, 적어도 지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주요 외신들도 이 같은 시장반응이 클린턴의 승리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CNBC 방송은 "시장이 힐러리 클린턴을 첫 TV토론의 승자로 선언했다"고 표현했으며, 마켓워치는 "금융시장은 클린턴이 트럼프를 이겼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클린턴이 토론에서 이겼다는 사실을 외환시장 반응이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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