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들은 아예 회의를 개최하지 못했고, 야당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는 여당 불참 속에 ‘반쪽 국감’으로 치러졌다. 야당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들은 국감을 진행하긴 했지만, 여당 의원석에 명패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광경은 볼썽사납기 그지없었다. 여당 의원이 위원장이어서 아예 개시도 못 한 국감장에는 야당 의원들이 자리를 지켰으나, 어색한 침묵만 흘렀다. 야당 의원들은 스마트폰으로 국감 파행 뉴스를 검색하거나 준비한 자료를 훑어보다가 중간에 자리를 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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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예정된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가 국방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파행돼 참석자들이 국감장을 떠나고 있다. 하상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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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창조과학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열리기로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한 국정감사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표결 처리에 반발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파행 됐다. 남정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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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뒤 스크린에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대선후보 시절 농정대토론회에서 남긴 친필 메시지가 떠 있다. 세종=연합뉴스 |
국민의당 소속 유성엽 의원이 위원장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는 열리긴 했으나 여당 없이 진행하는 ‘반쪽짜리 국감’은 의미가 없다는 데 뜻을 모으고 28일 국회에서 다시 열기로 일정을 조정하고 산회됐다. 산회되기 전 야당 의원들은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3일 대정부질문에서 불필요하게 답변을 길게 늘인 점을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어떠한 지시도 받은 적이 없으며, 국민들께 교육부의 정책을 충분히 설명드린 것이 길어진 것”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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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텅’ 국회 국방위원회는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국정감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여당 의원석이 텅 빈 채 회의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 위원장인 국방위 국정감사 역시 개의도 못 하고 공회전만 거듭했다. 결국 국방위 야당 간사인 더민주 이철희 의원은 오전 11시33분쯤 “새누리당 의원들이 참석할 때까지 (장관 등은) 현업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다.이에 1시간 이상 국감장에서 대기하던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국방부 간부들은 모두 자리를 떠났다. 야당 의원들은 한동안 국방부 청사 주변에서 머물다 오후 3시쯤 새누리당의 국감 참석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배포한 뒤 청사를 떠났다.
윤지로·박현준·이도형 기자, 전국종합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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