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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 첫 女대표 렌호… 스타 정치인이 몰고온 '여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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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9-15 17:33:53 수정 : 2016-09-15 17: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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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제1야당 대표 렌호는 누구? "연예인 출신 예산 전문가" 15일 일본 제1야당인 민진당 대표로 선출된 렌호(蓮舫·48)는 2004년 7월 참의원(상원) 의원에 처음 당선된 이후 줄곧 주목을 받아왔다.

아버지가 대만 출신으로 범중국계 혈통인 그는 학생 시절 수영복 차림의 광고 모델(사진 참조)을 거쳐 연예계에 데뷔했다. 참신한 이미지, 대중성을 지닌 스타 정치인인 그가 제1야당의 첫 여성 대표에 선출됨으로써 일본 정계에서도 거센 여풍이 불게 됐다.

렌호 대표는 1993년 자유기고가인 무라타 노부유키(村田信之)와 결혼, 쌍둥이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식 성명을 쓰지 않고 독특하게 자신의 이름만 사용하고 있다.

그가 유명해진 것은 2009년 말 민주당 정권이 시작한 예산 재배분 사업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당시 일본 국민은 낭비 요소 철폐를 위한 예산 재배분 작업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고, 이 과정에서 렌호는 단호한 태도와 논리정연함으로 관료들의 예산 낭비를 추궁해 주목을 받았다.

2010년 6월 출범한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에선 지명도가 높아진 42세의 그를 일약 행정쇄신상으로 발탁했다. 이렇게 해서 각료 경험까지 갖춘 그는 같은 해 참의원 선거 때 도쿄도에 출마, 전국 최다 득표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야당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국회에서 경제문제와 관련한 날카로운 질의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각료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이번 민진당 대표 경선에서는 그의 대만·일본 이중국적 논란이 이슈로 부상했다. 경선전 초기에 “대만 적은 포기했고 나는 태어날 때부터 일본인”이라고 말했던 그는 “법률적으로는 일본 국적을 취득한 1985년부터 일본인”이라고 말을 바꿔 구설에 올랐다. 결국 지난 13일 “대만 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죄했고, 민진당 일각에선 재경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렌호가 대표로 선출된 것은 높은 대중적 인기에다 현재 그에게 필적할 만한 야당 정치인이 없다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9~11일 실시한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자민당이 직전 조사보다 7%P 상승한 46%로 나타난 반면 민진당은 직전과 동일한 8%에 그치는 지리멸렬함을 드러냈다.

렌호 대표는 일본의 교전권과 무력 보유를 부정한 헌법 9조 개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당 이미지 제고를 위해 비판보다 대안을 내자”는 주장을 펼쳐 온 그는 “사람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며 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또 기존 예산 편성을 바꾸고 개혁을 단행함으로써 재원을 확보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한편 렌호 대표의 선출로 일본 정계는 40~60대 ‘여성 트로이카’ 체제를 갖추게 됐다. 지난 7월 말 열린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64)가 당선됐고, 아베 정권의 8·3개각에선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57) 신임 방위상이 발탁됐다. 고이케는 오랜 기간 몸담았던 자민당의 지지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뒤 무소속 출마해 여권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후보를 누르고 도쿄도지사에 올랐다.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인 도쿄를 대표해 기모노 차림으로 지난 리우 올림픽 폐막식에 등장해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강경 우파로 과거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반복했던 이나다 방위상은 지난 8월 15일에는 참배 대신 해외 방문을 선택했다. 이번 렌호의 대표 선출 등으로 불어닥친 ‘여풍’이 보수적 일본 정계에 색다른 변화를 일으킬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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