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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현 기자의 역사 항쟁지 다시보기] ‘신간회 역사’ 지워진 와세다대 스콧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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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18 21:49:34 수정 : 2016-08-18 22:3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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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유학 중인 구한말 열혈청년들은 일제의 적진에서도 독립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도쿄의 한복판에서 열혈청년들은 일경의 감시를 피해 모임을 갖고 항쟁을 다짐했다. 최근 일본 도쿄를 방문, 의미 있는 역사항쟁지를 찾아 나섰다. 도쿄 신주쿠에 있는 와세다대학을 방문한 것은 신간회 도쿄지회가 결성된 스콧홀을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캠퍼스 한켠에 있는 스콧홀은 붉은 벽돌로 지어진 단아한 건물이었다. 외관은 잘 보존돼 있었다. 스콧홀 앞에서 일제에 빼앗긴 조국을 위해 투쟁의 결기를 모으던 89년 전 대한의 건아들을 생각했다.

1927년 5월 7일 스콧홀에서는 신간회 도쿄지회 창립대회가 열렸다. 당시 민족주의자와 공산주의자가 연대해서 일본지역 신간회를 조직했다. 창립대회에서 조헌영이 지회장으로 선출됐고, 총무간사로는 전진한, 송창렴, 강소천이, 간사는 김황파, 박형채 등이 맡았다. 신간회 도쿄지회는 재일본조선노동총동맹과 조선인단체협의회 등 다른 단체와 공동으로 활동을 전개해 이념과 관계없이 단결해 항일운동을 전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와세다대 스콧홀. 1927년 5월 7일 이곳에서 신간회 도쿄지회 창립대회가 열렸다.
1927년 12월 18일 신간회 도쿄지회 제2회 대회는 여덟 가지의 활동 내용을 보고했다. 반동단체 민중회 박멸운동과 관동대지진 당시 학살동포 추도회, 조선총독 폭압정치 반대운동, 국치일기념 항의투쟁 등이 그것이다. 특히 1928년 8월 29일 국치일에는 도쿄의 신주쿠에서 조선공산당 일본총국 등과 함께 “전 민족적 대중투쟁을 통하여 신간회를 확립하자. 조선총독을 타도하자. 조선민족해방 만세” 등의 내용이 담긴 전단을 살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 일로 지회장 김동훈 등 간부 2명이 일경에 체포됐다. 신간회 도쿄지회는 창립 2년 만에 253명이 회원으로 가입할 정도로 활발하게 진행됐다.

와세다대학에는 8월 현재 875명의 한국 유학생이 재학 중이다. 이들은 스콧홀에서 신간회가 설립되고, 선배들이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전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이곳에 우리 손으로 신간회 안내문이라도 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류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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