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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슬로건이야" 남편보다 못한 힐러리의 대선 슬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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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09 13:28:07 수정 : 2016-08-09 13: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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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면 강하다’ 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역대급 비호감’ 대선주자들의 싸움인 미국 대선이 100일도 안 남았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제대로 건곤일척의 싸움도 못하고 있다. 대신 후보들의 망언과 실언 등의 파문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미 언론마저 연일 후보들의 강점보다는 약점을 자주 보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지속적으로 눈에 띄는 게 슬로건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이후 망가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바로 세우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의 슬로건은 ‘다시’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일자리를 잃고 경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백인 노동자들 일부는 트럼프의 슬로건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테러 등 국가안보 위기에 직면한 현재의 상황에서는 미국을 다시 강하게 하겠다는 제안을 매력적으로 받아들인다. 

트럼프의 슬로건은 ‘공화당의 전설’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슬로건을 모방한 것이다. 레이건 대통령은 1980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현직인 지미 카터 대통령에 맞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슬로건을 내놓았다. 

그러나 트럼프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또 다른 슬로건인 ‘미국에 다시 아침을’에 대해서는 모른 체하고 있다. 당시의 슬로건은 이민자들에게 열린 미국의 모습을 선사하자는 것이었지만, 트럼프는 이민자에 적대적인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슬로건의 백미는 1992년 빌 클린턴이 내건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이다. 이 슬로건은 불황에 허덕이던 미국인들의 심리를 잘 파고들었다. 걸프전 승리를 바탕으로 안보 이슈를 선점하던 현직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이 슬로건 때문인지 패배하고 말았다. 2000년 당선된 조지 W 부시의 ‘온정적 보수주의’는 밋밋하지만 공화당 지지자의 저변을 넓히는 데 효과를 발휘했다. 

흑인 대통령 탄생을 가져온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슬로건도 효과 만점이었다. 오마바 대통령은 첫 도전에 나선 2008년 ‘우리가 믿는 변화’와 ‘우린 할 수 있어’ 등의 슬로건으로 정권교체의 역사적 의미를 부여했다. 2012년엔 ‘전진’이라는 다소 짤막한 슬로건으로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그런 점에서 남편 빌 클린턴에 비해 아내 힐러리 클린턴이 이번 대선에서 내건 슬로건은 강렬한 느낌을 주지 못한다. 소수인종과 여성 등을 비하한 트럼프의 잇따른 헛발질로 클린턴의 슬로건이 그나마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마저 있다. ‘함께하면 강하다’는 문장이 출신과 계층을 망라해 화합을 강조하는 의미를 담았기 때문이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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