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급 비호감’ 대선주자들의 싸움인 미국 대선이 100일도 안 남았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제대로 건곤일척의 싸움도 못하고 있다. 대신 후보들의 망언과 실언 등의 파문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미 언론마저 연일 후보들의 강점보다는 약점을 자주 보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지속적으로 눈에 띄는 게 슬로건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이후 망가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바로 세우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의 슬로건은 ‘다시’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일자리를 잃고 경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백인 노동자들 일부는 트럼프의 슬로건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테러 등 국가안보 위기에 직면한 현재의 상황에서는 미국을 다시 강하게 하겠다는 제안을 매력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런 점에서 남편 빌 클린턴에 비해 아내 힐러리 클린턴이 이번 대선에서 내건 슬로건은 강렬한 느낌을 주지 못한다. 소수인종과 여성 등을 비하한 트럼프의 잇따른 헛발질로 클린턴의 슬로건이 그나마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마저 있다. ‘함께하면 강하다’는 문장이 출신과 계층을 망라해 화합을 강조하는 의미를 담았기 때문이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