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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여경 사망' 유족 "강압감찰 은폐하려 경찰이 유품을 빼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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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27 17:27:02 수정 : 2016-07-27 17: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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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압 감찰’ 논란이 일고 있는‘동두천 여경 사망 사건’ 관련, 유족 측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경찰이 고인의 유품을 빼돌렸다”고 주장하며 그 정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사건 이후 한 달여가 흐른 현재까지 경찰은 이미 모든 유품을 유족 측에 전달했고 다른 물품은 수거한 적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동두천서 소속 최모 순경이 숨진 채 발견된 자택에서 유품으로 추정되는 물품을 가지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동두천서 소속 경찰 모습. 최 순경 유족 측 제공
음주운전 사고로 감찰 조사를 받은 다음날인 지난달 2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경기 동두천경찰서 소속 최모(32·여) 순경의 유족 측은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비통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당시 동두천경찰서장 등 관계자를 검찰에 고소, 고발할 것이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검결과 최 순경은 사망 원인은 치사량의 약물 복용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 측은 이날 “동두천서가 사망한 고인의 유품을 유족에게 돌려주지 않고 빼돌려 은폐했다”며 “유품에는 강압적 감찰로 인한 죽음을 입증할 유서 등 증거물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유족 측이 공개한 영상에는 최 순경이 자택인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난달 22일 오후 해당 건물 엘리베이터에 동두천서 형사과 소속 경찰들이 고인의 유품으로 추정되는 서류 다발을 들고 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유족 측은 이 영상과 관련 “현장에 출동한 동두천서 형사과 경찰들은 유족이 오기 전까지 현장을 보존해야 함에도 임의로 현장을 훼손했다”며 “최 순경의 유품을 가족이 도착하기 전 모두 가지고 가버렸고 이후 노트북과 스마트폰, 지갑, 카드만 돌려줬을 뿐 사건의 진상을 밝혀줄 물품은 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측은 이와 관련 수거품 목록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최 순경의 죽음에 동두천서의 강압 감찰이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가로등을 들이받는 경미한 사고였던 데다 당시 음주측정 결과는 0.029%로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기준인 0.05%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였음에도 사고 당일 아침부터 일곱 차례에 걸쳐 전화, 문자 등으로 경찰 출석을 강요한 것은 과했다는 게 유족 측 주장의 요지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김성민 변호사는 “감찰조사 진술서를 확인한 결과 최 순경이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를 잘못 써서 수 차례 수정을 하고 ‘안양시’를 ‘양안시’로 잘못 기재한 부분이 확인됐다. 고인의 평소 필체와 확연히 다른 글씨체에 비춰볼 때 공포감에 질려서 작성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최 순경이 죽음에 내몰린 이유는 별건 감찰을 하기 위해 비밀인 사생활 자료까지 제출하라는 감찰관의 무리한 요구와 다른 동료들에까지 피해가 가는 허위 사실을 인정하라는 강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족 측은 추후 검토를 거쳐 해당 진술서 내용도 공개할 계획이다.

이같은 강압 감찰 의혹과 관련,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신중 전 강릉경찰서장은 “일선서 감찰 기능의 성과는 소위 ‘자체인지 처분실적’에 의해 결정된다”며 “경찰청을 포함한 전국 일선서의 감찰은 사소한 잘못을 빌미로 개인 통화내역, 카드사용 내역, 자가용 블랙박스 영상,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 자료 제출을 강요하는 초법적 월권행위를 공공연히 자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최 순경의 언니는 “동생이 4년간 수험 생활을 거쳐 경찰이 됐는데 2년도 채 안돼 생을 마감했다. 동생의 개인사로 몰아가며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찰의 모습을 보면 화가 나 참을 수가 없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최 순경은 지난 2014년 12월12일 경찰관 생활을 시작해 올해 1월29일 동두천서 송내지구대에 전입해 근무 중이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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