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우깡에 깡소주’는 음식으로서 궁합보다 어감상 절묘한 ‘깡깡’ 조합이다. ‘새우깡’이나 ‘깡소주’는 새우와 소주에 접사 ‘깡’을 붙여 만든 파생어. 1971년 출시된 새우깡은 어린 딸이 아리랑을 ‘아리깡 아리깡’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농심 신춘호 회장이 아이디어를 얻어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새우깡에서는 깡밥, 깡보리밥 같은 구수한 느낌이 난다. 안주 없이 마시는 ‘깡소주’와도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 표준어는 ‘깡소주’가 아니라 강소주다.
45년간 소비자 사랑을 받은 새우깡은 국민 대표 스낵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 해 매출이 1조원을 넘는 ‘1조 제과 클럽’에서 가장 오래된 제품이다. 최근까지 77억봉 이상 팔렸다고 한다. 꽃새우 4마리가 들어간 새우깡 맛은 ‘손이 가요 손이 가∼’ 의 CM송 그대로 손을 유혹한다. 북한 사람들 입맛까지 사로잡은 것일까. 북한에서도 농심의 새우깡과 포장지와 디자인은 물론이고 과자 모양까지 거의 비슷한 ‘새우맛 튀기과자’라는 걸 만들고 있다.
농심이 새우깡을 비롯한 스낵류 15개 브랜드의 가격을 지난 주말부터 평균 7.9% 인상했다. 90g 새우깡은 소비자 가격이 1100원에서 1200원으로 9.1% 올랐다. 농심 측은 물류비, 인건비 등과 재료 값 상승 등으로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2014년 이후 2년5개월 만이라고 하니 수긍이 가는 면이 없지 않다. 네자리 단위로 팍팍 오른 삼겹살, 김치찌개 값에 비하면 100원 인상에 앓는 소리 할 계제도 아니다. 물가 고통에 서민들 등만 더욱 굽지 않을까 걱정이다.
박희준 논설위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