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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궁갤러리] 오직 구도와 명상… 단 한 사람만을 위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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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터 춤토어 ‘브루더 클라우스 채플’
스위스 건축가 페터 춤토어(73)는 빛과 어둠을 조율하는 건축가다. 일본 다실건축을 연상시키는 작은 규모는 특별하다. 한옥의 친근함과 수도원의 영성공간을 닮기도 했다. 스님들 자신만의 수행 도량을 토굴로 일컫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요즘 소설가나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집필공간이나 칩거하는 곳을 토굴로 칭하기도 한다. 그만큼 정신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말이다. 춤토어의 건축도 그렇다.

2009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춤토어가 결정됐을 때 세계 건축계는 그가 누구인지 잘 알지 못했다. 스위스 소도시에 틀어박혀 수도자처럼 자신만의 건축을 추구해 왔기 때문이다. 거대하거나 유명한 건축물은 그와는 별개의 일이었다.

평원 한가운데 자리한 연회색의 콘크리트 건물 브루더 클라우스 채플(독일)은 춤토어의 건축철학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어떤 농부의 부탁으로 딱 한 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교회를 밀밭 한가운데 지은 것이다. 112개의 길쭉한 원통형 목재를 움집처럼 쌓은 후 그 위에 콘크리트를 붓게 했다. 콘크리트가 굳은 다음 나무 거푸집을 3주 동안 불로 태워 없앤 내벽에는 거무스름한 옹이와 껍질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천장에서 신비한 빛이 떨어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별한 장식 없이 신성함을 연출해낸 종교공간이란 점에서 건축계에 준 충격은 컸다.

춤토어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발스 온천’은 절제와 고요가 똬리를 틀고 있다. 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대지의 풍경에 건축물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경사진 땅에 건물의 반을 감춘 형태다. 노출된 것이라고는 잔디로 뒤덮인 지붕과 발스 지방에서 채취한 편마암을 이용해 만든 메인 파사드뿐이다.

관조와 절제의 시선을 보여주는 선불교 사상의 진수를 보는 듯하다. 사실 디자인과 건축에도 선불교는 영감을 줬다. 이른바 선(禪)디자인은 1990년대 이후 힐링공간인 스파시설의 기본 틀이 됐다. 선디자인은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본래적 자연의 색채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자연재료의 명상효과를 통찰한 것이다. 자연의 색과 빛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대지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조에 이르게 한다. 최근 들어 종교시설은 물론 미술관에서조차도 선디자인이 대세다. 독특한 영성공간이 요구되는 시대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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