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흑인 저격범이 백인 경찰 5명을 숨지게한 사건이 발생한 직후 댈러스를 방문해 달라는 마이크 롤링스 댈러스 시장의 초대를 받아들였고,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위로의 뜻을 표명했다. 백인 경찰 피격 사망 사건으로 유럽을 순방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순방 일정을 하루 앞당겨 10일(현지시간) 귀국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화요일(12일) 마이크 롤링스 시장의 초청으로 댈러스를 방문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모턴 메이어슨 심포니 센터에서 열리는 종파를 초월한 추모식에서 연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식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참석한다고 어니스트 대변인은 밝혔다. 댈러스는 1963년 11월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총격 피살된 곳이다. 상대적으로 인종차별 정서가 강한 지역이어서 흑인 대통령의 방문 소식에 미 전역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이 경찰의 총격으로 흑인들이 숨진 루이지애나주와 미네소타주를 방문하지 않는 데 대해서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찰스턴의 저격범이 백인을 대표하지 않듯이, 댈러스에서 공격을 자행한 미치광이가 흑인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무자비한 살인에 연루된 그 누구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며, 법의 심판이 내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국가통합’을 주장하던 그간의 신중 모드에서 벗어나 공격적 태도로 돌아섰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나약한 오바마의 리더십과 사기꾼 힐러리 클린턴과 같은 사람들 때문에 미국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보라”며 “미국은 분열된 나라”라고 주장했다. 백인 경찰 피격사건을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클린턴 전 국무장관 탓으로 돌리는 네거티브 선거전을 펼친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총격사건과 관련한 특별한 발언을 추가하지 않았다. 그는 전날 “경찰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미국 사회에 흑백차별이 내재돼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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