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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총리와 부시 대통령 |
최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도 결과적으로 이라크 침공의 결과물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침공이 현대사의 한 부분을 왜곡시켜 엄청난 후유증을 안기고 있다는 것이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가드너는 이날 '이라크전과 그 결과에 대한 3가지 진실'이라는 칼럼을 통해 '칠콧' 보고서의 결론과 관계없이 미국과 영국의 잘못된 이라크 침공이 지역의 혼란과 황폐화, 국제적 테러 확산을 초래한 것은 분명한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침공 당시 압도적인 군사력을 갖고 있었으나 보다 광범위한 중동 판세 구상을 갖고 있지 못했으며 충분한 사전 숙고 없이 '(필수가 아닌) 선택의 전쟁'을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브렉시트 지지자들보다도 더 사려 깊지 못한 미-영의 이라크 침공은 전 세계적인 안보위협을 잉태했으며 그 결과물 가운데 하나가 알카에다보다 훨씬 야만적인 지하드 조직인 '이슬람국가'(IS)로 현재 중동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혈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침공에 뒤이은 혼란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결집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제거함으로써 세계가 더 나아졌다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거듭된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졌으며 지금은 오히려 수많은 '작은 사담 후세인'들이 대신 자리를 차지해 주민들이 여전히 압제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1천여 년간 지속해온 수니-시아파의 세력 균형이 무너지면서 지역과 그 밖 지역까지 종파 간 유혈 분쟁이 확산하고 있다.
미-영의 침공에 따른 이라크 국가와 사회의 파괴는 시리아로 확산했다. 시리아 내전은 이라크 경우처럼 아랍독재자를 무너뜨리려는 반정부 봉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반정부 세력들은 서방으로부터 지원을 받았으며, 시리아 반정부 세력에 대한 지원을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외부 세력으로부터 아웃소싱하려는 서방의 정책이 권력의 공백을 초래해 IS가 이 틈을 파고들었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유럽은 또 이 과정에서 사우디와 이란 간의 대리전을 막을 어떠한 계획도 갖고 있지 않았다. 또 이라크를 교훈 삼아 적극적인 시리아 개입을 자제하고 있다. 이 와중에 시리아와 이라크는 황폐화하고 있다.
미-영의 무모한 이라크 침공과 뒤이은 서방측의 무책임한 시리아 정책으로 시리아 난민이라는 예기치 못한 난제가 발생했다. 그리고 EU는 이들 난민의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터키와 협상을 하고 터키인들의 EU 내 무비자 통행을 허용키로 했다.
수백만 무슬림 터키인들의 자유로운 EU 통행 전망이 결과적으로 브렉시트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결국 중동과 유럽의 혼란한 정세는 물론 테러 확산 등 국제적인 안보위협도 이라크 침공이 뿌린 씨앗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리고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조지 부시와 토니 블레어가 이라크 침공의 복잡 미묘성을 숙고했더라면 현재와 같은 최악의 사태 발전을 막았을 것이라는 사후 평가이다.
<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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