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공회의 두 최고 지도자들이 유럽 연합 탈퇴라는 영국의 국민 투표 결과에 대해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고 성공회 언론 기관인 ACNS가 지난 24일 보도했다.
영국의 유럽 연합 탈퇴 여부를 묻는 지난 23일(현지 시간)의 ‘브렉시트(Brexit)’ 국민 투표 결과가 ‘탈퇴’ 쪽으로 나옴으로써 전 세계, 특히 유럽 공동체에 큰 충격을 던진 가운데,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와 존 센타무 요크 대주교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이제 우리 모두는 상호 의존적인 세상에서 영국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다른 나라와 우리의 관계를 어떤 가치와 덕목으로 규정하고 인도해야 할지를 다시 상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지도자들은 “국민 투표 운동 기간 동안 우리의 견해가 무엇이었던 간에 영국 시민으로서 우리는 관대하며 발전적인 국가를 구축할 공통의 책무 안에서 통합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담이 아닌 가교를 놓는, 친절하며 동정심 많은 이들로 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그들은 “우리 주위에서 이웃으로서, 친구로서, 동료로서 우리와 더불어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이 외국에서 왔다”면서, “하지만 그들은 (이제) 깊은 불안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들은 “우리는 반드시 (그들을) 안심시켜야 한다”면서, “우리의 아름다운 다문화 사회를 소중히 여기고 각자 모두의 교유한 공헌을 입증함으로써 (이에) 응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두 지도자들은 “국민 투표 운동이 격렬했고 어떤 식으로든 타인들에게 상처를 입혔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반드시 우리나라를 최고로 만드는 원칙들에 진실된 겸손함과 용기를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그들은 “통합과 희망과 관대함이 우리로 하여금 이제 일어날 전환기를 극복하고 확신과 성공을 만들어 줄 것이다”면서, “하나의 국가로서, 그리고 하나의 세계 시민으로서 우리에게 직면된 기회들과 도전들은 너무나도 중대하기 때문에 우리가 부족한 상태에 안주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두 지도자들은 “살아 있는 하나님을 소망하고 신앙하는 이들로서 우리 모두 우리의 지도자들을 위해, 특히 남은 임기 동안의 데이비드 카메론 총리를 위해, 또한 이러한 극적인 변화에 직면한 유럽 전역과 전 세계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하자”면서, “특히 새로운 방식으로 유럽의 다른 국가들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세계 전역의 공동 선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여러 국가들 사이에서 영국이 그 역할을 담당하는 좋은 영국을 만들기 위해 전진할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그동안 영국 성공회의 수장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국민 투표를 앞두고 언론과 가진 수차례 인터뷰를 통해 ‘기독교의 전통에서 핵심 원칙 가운데 하나가 담을 쌓는 것이 아닌, 가교를 놓는, 평화와 화해의 비전을 전하는 것’이라는 소신을 지속적으로 펼쳐 온 바 있다.
손인철 기자 jknewsk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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