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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계 투자금 38조원 빠져나가나… 금융시장 전전긍긍

입력 : 2016-06-26 19:24:42 수정 : 2016-06-26 19: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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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파장 국내금융시장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후폭풍에 휘말리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브렉시트로 안전자산 선호가 심화돼 국내에서 외국인자본의 ‘엑소더스’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나온다. 특히 국내 자본시장에 들어와 있는 영국계 자금 38조원의 향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외국자본의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큰 혼돈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브렉시트 충격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과거의 경험에 비춰 볼 때 외국자본이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고 셀코리아를 단행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브렉시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충격이 단기에 그쳐 코스피가 1800∼1850선을 바닥으로 반등흐름을 이어가고 환율급등세도 조만간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6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코스피 상장 주식에 투자된 영국계 자금은 36조원 규모다. 이는 전체 외국인 주식 투자액(433조9600억원)의 8.4%로 미국계(172조8200억원) 다음으로 많다. 영국계 자금이 보유한 국내 상장 채권은 1조∼2조원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영국계 자금이 주식을 일부 팔고 나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 영국계 자금은 국내 주식과 채권을 8조원 넘게 순매도하고 빠져나가며 단기투자 성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확정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에 이 같은 추세가 이번에도 나타날 확률이 있다.

팀 오차드 피델리티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럽 내에서 EU 탈퇴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불안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때문에 당분간 금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브렉시트 현실화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브렉시트 확정으로 각국이 통화완화 정책 등에서 공조 움직임을 강화하고, 위험 자산인 주식시장에서 자금이탈 우려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주식전략부 이사는 이번 브렉시트 결정이 정치적인 이유에서 나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브렉시트는 영국이 국가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했거나 세계 유동성이 부족해서 나온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중앙은행과 영란은행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동성을 더 풀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럽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신흥국이나 위험자산 신규 투자를 자제하겠지만 자금을 대거 빼내 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예상된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 1차 지지선을 1850선 안팎으로 내다봤다.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펀더멘털 붕괴로까지 이어질 이슈는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브렉시트 충격에 따른 코스피 단기 저점으로 1850선을 제시했다. 현대증권은 브렉시트가 리먼 사태에 준하는 펀더멘털 붕괴 상황은 아니라고 분석했고, 하나금융투자는 일시적으로 코스피가 1850선까지 급락하더라도 연기금 중심의 순매수 대응으로 단기 V자 반등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브렉시트 관련 협상이 진척되고 유동성 공급이 이어지면서 7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로 1900∼2030선을 제시하며 비교적 낙관적인 분석을 내놨다. 미래에셋대우는 1차 코스피 지지선으로 1830선을 제시했으며 삼성증권과 교보증권은 코스피 단기 저점을 1800선으로 예상했다.

브렉시트가 증시에 미칠 중장기적 영향은 각국 정책 대응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중장기적으로 EU 결속력 부재로 인한 유로화 매도·달러 매수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달러와 금 등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지만 주식 투자 매력이 떨어져 코스피가 17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우중·김라윤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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