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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보안관요?"… 마트 지하주차장 여전히 '범죄 사각'

입력 : 2016-06-15 19:16:29 수정 : 2016-06-15 19: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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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6곳 확인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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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보안관요?…”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마트. 퇴근 길 장을 보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마트 안과 달리 지하주차장은 한적했다. “주차장 보안관은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에 주차요원은 눈만 껌뻑일 뿐 답을 하지 못했다.

이날 취재진이 3시간가량 영등포·용산·마포·구로구에 있는 대형마트 4곳과 백화점 2곳을 확인한 결과 주차장 순찰요원을 둔 곳은 마포의 대형마트 한 곳뿐이었다. 하지만 지하 4개층을 모두 담당한다는 보안관은 보이지 않았다.

이들 업체는 “주차장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어 문제가 없다”는 설명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대부분 주차장 CCTV는 주차된 차량을 기준으로 측면에 설치돼 차량과 차량 사이는 시야가 가려졌다. 아예 CCTV 촬영 구간을 벗어난 구석진 공간도 적지 않았다. 지하주차장에 비상벨을 설치한 곳 역시 1곳뿐이었다.

마트에 장을 보러 왔다는 주부 박모(35)씨는 “지하주차장은 아무래도 어둡다보니 주위에 사람이 없으면 내리고 탈 때마다 무섭고 누가 지나기라도 하면 목덜미가 서늘해지곤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충남 아산에서는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대낮에 30대 여성을 차량째 납치해 끌고다니다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고 불을 지른 ‘김일곤 사건’이 터져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이후 대형마트·백화점 주차장이 여성들의 안전 사각지대로 지목됐지만, 여전히 주차장 안전관리는 취약한 실정이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1~2014년 사이 연평균 327건의 강력범죄가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거의 하루 한 건꼴이다. 통상 강력범죄가 어둡고 인적이 드문 야간에 발생하는 것과 달리 주차장 범죄는 주로 여성을 노려 대낮에 일어난다.

올 들어서는 지난달 25일 서울의 한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주차하려던 여성의 조수석에 올라타 흉기로 위협을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4월에는 경기도 수원의 한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괴한 2명이 40대 여성을 납치한 뒤 2시간 넘게 끌고 다니다 화성에 버려둔 채 현금을 빼앗아 달아났다.

1월에는 부산 해운대구의 한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30대 주부를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쳤고, 3월에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30대 주부를 대상으로 강도 미수 사건이 일어났다.

하지만 대책은 없고 요구의 목소리만 요란하다. 2009년 서울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사각지대 없는 밝은 위치 △주차장 출입구 또는 관리원과 가까운 곳 △CCTV 감시가 쉬운 곳을 지정해 여성전용주차구역을 만들도록 했다. 하지만 ‘운전이 서툰 여성에 대한 특혜’라는 등 오해를 부르고 별다른 제재 근거도 없어 미봉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어느 한 기관,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금의 대형마트 등 지하주차장을 보면 범죄에 취약성을 드러낼 여지가 많다”며 “단순히 업체에 맡겨둘 게 아니라 지자체나 경찰, 여가부 등 관련 부처가 적극적으로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등 ‘치안 협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선영·이창수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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