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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헝가리… 연일 '언더도그의 반란'

입력 : 2016-06-15 19:46:02 수정 : 2016-06-15 22:2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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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16 F조 1차전 이변 속출 ‘얼음의 땅’ 아이슬란드에게 축구는 그저 먼 나라 이야기였다. 북대서양 한가운데에 위치한 고립무원의 섬나라인 아이슬란드는 전체 인구가 약 32만명에 불과한 ‘소국’이다. 여름에도 평균 기온이 10도 안팎으로 1년 내내 춥고, 국토의 79%가 빙하와 용암 지대로 덮여 있어 축구할 공간도 부족하다. 이 때문에 정식 프로리그조차 없고, 세미 프로리그 선수의 평균 연봉은 약 3만유로(3700만원)에 그친다. 국가대표팀은 월드컵이나 유로 등 메이저 대회 본선 무대를 한 번도 밟아본 적이 없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전국에 인조 잔디를 깐 실내 축구장을 대거 건설했다. 여기서 1년 내내 훈련하며 유망주를 발굴했다. 유럽은 아이슬란드 출신 축구 유망주들을 실내에서 축구를 배웠다는 의미에서 ‘인도어 키즈(Indoor kids)’라고 부른다. 기성용의 팀 동료인 길피 시구르드손(스완지시티)을 비롯해 알프레드 핀보가손(아우크스부르크), 비르키르 비아르드나손(바젤) 등 현재 아이슬란드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한 선수들이 바로 ‘인도어 키즈’들이다.

아이슬란드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15일 프랑스 생테티엔 스타드 조프루아 기샤르에서 열린 유로 2016 F조 1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후반 동점 골을 터뜨린 뒤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생테티엔=EPA연합뉴스
아이슬란드의 인도어 키즈들이 축구 메이저 대회 첫 무대인 유로 2016에서 ‘언더도그(승산이 낮은 팀이나 선수)의 반란’을 일으켰다. 아이슬란드는 15일 프랑스 생테티엔 스타드 조프루아 기샤르에서 열린 유로 2016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피파랭킹 8위의 강호 포르투갈을 만나 1-1 무승부로 선전했다. 헝가리와 오스트리아가 속한 F조에서 최강자와 최약체로 각각 꼽히는 두 팀의 대결인 만큼 포르투갈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지만, 아이슬란드는 반전을 만들어 내며 메이저 대회 사상 첫 승점을 따냈다.

이날 경기는 포르투갈이 압도적으로 지배했다. 포르투갈은 상대의 두 배인 66%의 볼을 점유하고, 무려 27개의 슈팅을 날리며 아이슬란드의 골문을 위협했다. 포르투갈은 전반 30분 루이스 나니(페네르바체)의 골로 앞서 나가며 여유를 찾았다. 그러나 후반 들어 ‘인도어 키즈’들의 역공이 시작됐다. 후반 5분 비아르드나손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깔끔한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여기에 아이슬란드 수비진도 포르투갈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완벽하게 봉쇄하며 공격을 차단했다. 이 때문에 호날두는 10차례 슛을 시도했지만, 유효슈팅은 단 1개에 그쳤다. 경기 후 호날두는 “아이슬란드가 골문 앞에 버스를 세운 느낌이었다”고 말하며 혀를 내둘렀다.

같은조 경기에서 44년 만에 유로 본선에 오른 헝가리는 오스트리아를 2-0으로 꺾고 조 1위로 치고 나갔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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