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평소 맥주를 즐겨 마시는 대학생 김모(24)씨는 최근 금요일 저녁 시간을 손꼽아 기다린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근처 편의점에 들러 캔맥주와 가벼운 스낵 안주를 구입해 혼자 즐기는 이른바 '혼맥'의 매력에 푹 빠졌기 때문. 김씨는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가볍게 즐기는 혼맥은 한주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새로운 힐링타임"이라고 밝혔다.
20대 혼맥족은 주 1.66회 혼맥을 즐기며, 감자스낵을 안주로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0대 전문 연구기관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주 1회 이상 혼맥을 즐기는 전국 20대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20대 혼맥 트렌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음주 횟수 3회 중 1회는 '혼맥'
20대 혼맥족의 전체 음주 횟수 중 혼맥이 차지하는 비율은 35.5%로 조사돼 3번 중 1번 꼴로 혼맥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혼맥을 즐기는 상황은 △금요일(50.6%) △밤 10~12시 사이(43.4%) △집(87.2%)에서 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혼맥은 SNS나 메신저 등으로 타인과 연결된 활동(20.9%)보다 TV를 보거나 과제를 하는 등 혼자만의 시간(76.9%)을 보내는 경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혼맥을 즐기는 가장 큰 이유로는 원하는 시간에 마실 수 있어서(32.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혼자 마시는 게 편해서(20%), 원하는 장소에서 마실 수 있어서(14.6%) 순으로 조사됐다.

개인 중심의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요즘 20대는 가볍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혼맥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혼맥족의 아지트 편의점, 캔맥주 2캔과 감자스낵을 안주로 즐겨
설문에 응답한 20대 혼맥족은 대부분의 맥주와 안주를 편의점에서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리 많은 상품을 구매해 두지 않고 그때그때 구입한다는 설문 응답의 비율이 77.4%로 나타나 가까운 거리가 제품 구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회 평균 맥주 음주량에 대한 응답은 평균 1.6캔(355ml 기준)으로 약 2캔 정도의 음주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 행사와 관계 없이 원하는 맥주를 구입(61.2%)하며, 해외 라거 캔맥주를 선호(59.8%)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들이 즐겨마시는 맥주는 카스·클라우드·호가든·하이네켄·하이트의 순이었다.

대부분의 20대 혼맥족은 ‘혼맥 시 안주를 함께 즐긴다’(94.2%)고 응답했다. 안주 선택의 기준으로 맛(51.9%)이라는 답이 제일 높게 나타났으며, 선호하는 안주의 유형은 과자·스낵(44.9%)을 손꼽았다.
그중에서도 단짠맛(단맛+짠맛, 29.8%)의 감자스낵(65%)을 선호했으며 가장 많이 찾은 스낵은 포카칩(58%)이라고 답했다. 최근 3개월간 출시된 신제품 중 가장 먹어보고 싶은 신상 스낵으로 스윙칩 간장치킨맛(42.4%)이 1위를 차지했다.
한 대학생은 “다양한 요리의 맛을 느낄 수 제품들이 많이 출시돼 혼맥할 때 감자스낵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20대 혼맥족은 1회 평균 맥주 구입 비용으로 5245원, 안주 구입 비용으로 4828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대형마트 홈플러스는 하이네켄·아사히·파울라너·베어비어·삿포로·기네스·필스너우르켈 등 세계 25개국 120여 종의 맥주를 종류에 관계 없이 모두 오는 29일까지 9500원에 판매한다. 330~375㎖ 캔을 기준으로 하면 세계맥주를 캔당 약 1600원에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 기간동안 2030대 젊은 층에게 널리 알려진 브랜드 외에도 △혀끝에 닿는 풍미가 감미로운 프랑스 맥주 '1664 블랑' △강렬한 끝맛과 깊은 향을 갖춘 러시아 맥주 '발티카' △달달하고 쌉쌀한 스코틀랜드 맥주 '테넌츠라거' 등 다양한 세계맥주를 선보인다.

또한 홈플러스는 세계맥주 페스티벌에 발맞춰 '치맥'(치킨+맥주) 뿐만 아니라 △피맥(피자+맥주) △립맥(폭립+맥주) △츄맥(츄러스+맥주) 등 다양한 세계맥주와 잘 통하는 안주를 제안하는 '1맥4통' 할인전도 준비했다. 전통적인 라거와 잘 어울리는 치킨(하림 옛날통닭)은 두 마리에 9900원, 라거보다 도수가 높은 에일의 강한 알코올 맛을 부드럽게 감싸줄 리스토란테 피자 5종은 각 5000원에 판매한다.
이재흔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연구원은 “20대 혼맥족은 맥주 2캔 정도를 스낵과 함께 가볍게 마시며, 기분을 전환하고자 혼맥을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의 생활 패턴을 중시하는 20대에게 혼맥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보편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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