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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눈앞인데 찬반 '팽팽'… 안개에 잠긴 영국호

입력 : 2016-06-12 20:43:26 수정 : 2016-06-13 01: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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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투표 D-10
‘하나된 유럽을 유지할 것인가, 각자도생의 길로 나아갈 것인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묻는 국민투표가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23일(현지시간) 이뤄지는 이번 투표에서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유럽의 정치·경제 지형이 흔들리고 한국 등 신흥 시장에 폭풍이 몰려올 전망이다.

11일 영국 내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브렉시트에 대한 표심은 현재 ‘시계 제로’ 상태다. 이날 영국 선데이 옵서버에 따르면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하는 응답은 탈퇴 지지보다 2%포인트 높은 44%로 집계됐다. 그러나 직전 여론조사 때는 탈퇴를 지지한 사람이 더 많았다. 10일 인디펜던트 조사에선 EU 탈퇴(55%)가 잔류(45%)보다 10%포인트 앞섰고 6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 조사 때도 탈퇴(45%)가 잔류(41%)보다 우위로 나타났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90세 생일을 맞아 런던 성바오로 대성당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23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찬반 국민투표를 앞두고 “EU 탈퇴는 어둠 속에 뛰어드는 격”이라며 영국 국민들에게 EU 잔류를 호소했다.
런던=AFP연합뉴스

브렉시트가 가결되면 영국과 EU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 메가톤급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브렉시트 가능성만으로도 영국 파운드화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수준으로 급등락을 반복했다. 영국 컨설팅회사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영국이 EU를 떠날 경우 파운화 가치가 최대 20%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30년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가 5%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 시장에 미칠 경제적 영향도 크다. 지난 10일 브렉시트 투표 일정이 다가오면서 일본의 10년물 국채 가격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현재 한국 증시의 영국계 자금은 36조5000억원에 이른다. 브렉시트가 안전 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겨 달러 강세가 심화되면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한국 증시에 충격을 줄 전망이다.

브렉시트 투표를 앞두고 영국 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찬성하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을 필두로 청년층과 노년층, 사무직과 노동자 등 영국의 계층 간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6월 초까지만 해도 잔류 지지가 소폭으로 앞섰으나 이후 엎치락뒤치락하며 최종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영국 내 18∼24세 청년층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반대하는 여론이 높지만 65세 이상 노령층에선 탈퇴 지지 목소리가 높다. 사무직에선 브렉시트 반대론이, 노동자 층에선 찬성론이 우세하다.


캐머런 총리는 “EU를 떠나면 2년 내 일자리가 50만개 사라지고 국내총생산(GDP)이 3.6% 위축될 것”이라며 “어둠 속으로 뛰어드는 격”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반해 존슨 전 시장은 “영국의 EU 분담금이 매년 182억파운드(약 31조6000억원)에 달한다”며 “이를 영국에 투입하면 경제 성장과 복지 향상을 이끌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브렉시트는 ‘그렉시트’(그리스의 EU 탈퇴)를 촉발하는 등 EU 회원국의 도미노 탈퇴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외신들은 영국 내 변화만이 아니라 EU의 미래가 이번 투표에 달렸다고 분석하고 있다. EU 탈퇴는 최근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에서 입지를 굳힌 극우파들이 내건 주요 공약이었다.

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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