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리퍼브전문 올랜드아울렛을 찾은 직장인 김승연(35·여)씨가 놀라며 말했다. 여름철을 맞아 냉방기기를 장만하러 왔다는 김씨는 “진열 제품 등을 리퍼브매장에서 살 수 있다고 들었는데 할인폭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판매직원은 “이 에어컨은 지난 문경군인체육대회 때 단 10일간 사용한 것”이라며 “성능은 새 제품과 거의 동일한데 45%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고 답했다.

‘리퍼브’란 리퍼비시드(refurbished)의 약자로 매장 전시용, 미사용 반품 상품 등을 재손질해 판매가 대비 평균 30∼50% 저렴하게 파는 제품을 말한다. 유통업체는 값싸게 재고품을 줄일 수 있고, 소비자들은 정품과 거의 같은 제품을 훨씬 싸게 살 수 있어 유용하다. 파주에 본점을 낸 후 전국 10곳으로 지점을 늘린 올랜드아울렛은 리퍼브제품을 오프라인에서 아웃렛 형태로 모아 파는 곳이다. 온오프라인 리퍼브샵이 많이 등장했지만 올랜드아울렛은 건물 3개동에서 다양한 리퍼브 가전·가구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리퍼브 전문아웃렛이라는 점에서 인기를 모았다. 올랜드아울렛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입소문을 타더니 찾는 사람이 부쩍 늘어 주말에는 이렇게 인터뷰할 틈도 없다. 이번 현충일 연휴에도 굉장히 북적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황이 지속될수록 사람들의 알뜰소비 욕구가 늘어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기가 어려우니 소비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신경쓰는 이가 늘면서 리퍼브제품의 매력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날 살펴본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최대 56%까지 할인 중이었다. 인천에서 온 신모씨 가족은 “경제적이라는 생각에 리퍼브 전문아웃렛을 종종 방문한다”며 “오늘은 ‘60만원대’라는 예산을 세우고 텔레비전을 사러 왔는데 바로 마음에 드는 리퍼브제품을 찾았다”고 만족해했다. 침대, 책꽂이, 화장대 등 가구 제품은 전반적으로 할인폭이 더 커 최대 73% 저렴하게 판매했다. 이사를 앞두고 가구를 보러 온 한 신혼부부는 “침실에 둘 서랍장을 사러 왔는데 침대가 생각보다 저렴해 세트로 구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파주=글·사진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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