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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자고나면 치솟는 전셋값, 미리 대비했냐고?"

입력 : 2016-06-02 05:00:00 수정 : 2016-06-02 07: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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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전셋값에 세입자들은 속수무책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런 전셋값 상승에 대비하고 있는 가구는 사실상 거의 없는 실정인데요. 어쩔 수 없이 서민들은 전세자금 대출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주요 시중은행 전세자금 대출 잔액이 올 1분기에만 2조원 가량 늘었다는 통계도 있는데요. 이로 인해 가계 부채는 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또 전셋값 급등은 저금리 시대가 가속화하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를 대거 월세로 전환하면서 공급이 급감한 게 주요 원인이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잇따른 정책 실패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세 가구 절반 이상이 전세금 상승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설령 대비책이 있더라도 저소득층 상당수는 전세자금 대출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국토연구원의 '주택시장 행태분석과 시사점'에 따르면 전세로 거주하는 가구 가운데 전세금 상승에 대비한 비율은 45.4%로 집계됐다.

대비책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한 가구도 소득 계층별로 확연히 구분됐다. 고소득층 가구는 58.9%가 대비책이 있다고 했지만 중소득층은 48.3%, 저소득층은 27.4%에 불과했다.

◆저소득층 상당수 전세자금 대출에 의존

저소득층은 대비책이 있더라도 전세자금 대출을 받거나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겠다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저소득층은 대비책으로 △여유자금 활용(50.9%) △전세자금대출(21.7%) △인근 저렴한 집으로 이사(8.5%) 등을 꼽았다. 보증부 월세 전환도 5.6%나 됐다.

중소득층은 △여유자금 활용(63.2%) △전세자금 대출(18.7%) △주택구입(8.4%) 순으로 답했다. 고소득층도 △여유자금 활용(68.4%) △전세자금 대출(16.2%) △주택구매(7.6%)순이었다. 중소득층과 고소득층 모두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겠다는 비율은 없었다.

주택을 옮길 때 고려하는 부분도 소득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저소득층은 유지관리비(45.6%)를 가장 고려했지만, 중소득층은 주택규모(23.8%)와 주택유형(22.9%), 고소득층은 교통 및 거주환경(28.9%)을 중요하게 인식했다.

주택이 팔리지 않으면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응답이 저소득층(43.5%)에서 가장 높았다. 현재 가격으로 기다리겠다는 응답은 중소득층(81.2%)이 많았다.

◆주택 거래 안되면 가격 낮출 것

국토연구원은 "저소득층의 경우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겠다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이주 주택 결정에서도 유지관리비를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해 자금지원을 통한 주거비 부담 완화와 저렴한 임차주택의 공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소득층은 매도하려는 주택이 팔리지 않으면 가격을 인하해 매도하겠다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이들 계층에 대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전셋값이 치솟자 올해 들어 전세자금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행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한풀 꺾였지만, 별다른 규제가 없는 전세자금 대출은 전셋값 상승과 함께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셋값 상승, 전세자금 대출 ↑

주요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대형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작년 말 23조6636억원(기금을 제외한 은행계정)에서 올해 3월 25조6315만원으로 1조9679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 2014년 1분기 순증액인 1조1534억원 보다 70.6%,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난 작년 1분기 증가액(1조3298억원)보다는 48.0% 많은 것이다.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주택담보대출 순증액이 작년 같은 기간 증가액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점에 견주면 전세자금 대출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진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6638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NH농협은행(3812억원) △KB국민은행(3751억원) △신한은행(3381억원) △KEB하나은행(2097억원) 순으로 증가했다.

최근 수년간 전세난이 이어지면서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이 전세자금 대출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조사 통계자료에 따르면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 2014년 3월 1억7596만원에서 올 3월 2억2647만원으로 28.7% 뛰었다.

◆전세자금 대출 더 늘 가능성 높아

같은 기간 서울지역 평균 전셋값은 3억300만원에서 4억244만원으로 2년 만에 약 1억원(32.8%) 올랐다. 특히 서울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4억원을 돌파했다.

전세 물건 품귀 현상이 수년째 지속하면서 전셋값은 매매가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미 전셋값이 매매가의 80%를 넘은 지역도 있다. 이에 따라 전세자금 대출이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다만 그 상승 폭은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처럼 가파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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