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투자업계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북수원점과 김포점, 가좌점, 김해점, 동대문점 등 5개 매장 건물을 일괄 매각하기 위한 본입찰을 오는 25일 진행할 예정이다.
매각은 건물을 매각한 뒤 그대로 임차해서 쓰는 ‘세일앤드리스백(Sales & Lease Back)’으로 이뤄진다. 이 매각 방식은 고정자산을 줄여 현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임차료 등 판매관리비 상승 같은 위험(리스크) 요인이 생기는 부작용도 있다.
5개 점포의 매각가는 6000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MBK에 인수되기 전에도 수차례에 걸쳐 세일즈앤드리스백 방식의 자산유동화를 추진한 바 있다.

2012년 이후에만 8개 점포와 1개의 물류센터를 팔아 마련한 자금이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매각은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부족한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홈플러스 자체 사업을 위한 투자자금 마련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MBK는 작년 하반기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와 캐나다공무원연금(PSP Investments), 테마섹(Temasek)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영국 테스코(Tesco PLC)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MBK는 이 가운데 4조3000억원을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금융권에서 인수금융으로 조달해 추가 차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으로 마련한 현금 일부가 인수금융 상환에 쓰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인수금융은 대부분 5년 만기이지만 1조1000억원은 차입 이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 6개월마다 분할상환하는 조건이다. 내년까지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2200억원 정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가 자산유동화 과정에서 분할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홈플러스 상당수 점포가 매각된 터라 장기적으로 홈플러스가 공중분해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