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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여론조사 찬반 '팽팽'… 영국 혼돈 속으로

입력 : 2016-05-22 19:44:20 수정 : 2016-05-22 20: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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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한 달 앞두고 분열 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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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집값이 최대 18% 폭락할 것이다.”(조지 오스본 재무장관)

“집값 폭락을 주장하는 조지 오스본 장관은 ‘피노키오’와 같다.”(이언 덩컨 전 고용연금부 장관)

내달 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한 달 앞두고 영국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를 포함한 영국 정부의 브렉시트 반대 총공세에도 찬성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으면서다. 경제적 효과와 이주민 문제를 두고 양측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는 데다 정치권에서는 브렉시트가 권력 다툼의 문제로 비화하고 있어 정국 불안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렉시트 투표를 한 달 앞둔 시점에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들을 취합한 결과 반대여론(EU 잔류)이 47%, 찬성여론(EU 탈퇴)이 41%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EU(유럽연합) 잔류 44%, 탈퇴 40%(22일, 오피니움·옵서버)로 오차범위 내 백중세로 나타난 조사는 물론 EU 탈퇴(41%)가 잔류(38%)를 앞선다는 TNS의 여론조사가 보도되는 등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공세에도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을 중심으로 한 탈퇴파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브렉시트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란 분석이다.

EU 잔류파와 탈퇴파는 경제적인 전망과 관련해 가장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EU 잔류를 주장하는 정부 측은 브렉시트로 EU라는 ‘거대 시장’을 잃게 되고 관세 등 무역장벽이 생겨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이 브렉시트로 영국 집값이 10~18% 하락하고, 국내총생산(GDP)의 6%가 2030년까지 떨어지는 ‘경제 쇼크’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는 BBC방송을 통해 “브렉시트로 영국은 장기간에 걸쳐 집값이 하락해 국민들은 더욱 가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측은 영국 정부가 상황을 극단적으로 과장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패트릭 민포드 카디프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브렉시트 통과 이후 상황을 터무니없이 비관적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브렉시트가 통과되면 오히려 소비자들이 더 값싼 식품, 차량 등을 소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이 매년 EU에 내는 분담금이 182억파운드(31조6000억여원)로 전체 학교 예산의 50%, 과학기술 예산의 4배에 달하는데 이를 신성장분야, 국민건강서비스(NHS)에 투자할 경우 오히려 경제적으로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이민자 수용 문제도 ‘뜨거운 감자’다. 잔류 측은 브렉시트가 통과될 경우 고학력 인재들이 영국을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이는 고스란히 영국의 손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디언은 ‘사회경제연구소’를 인용해 “영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EU 학생들이 영국 학생에 비해 성취도, 취업률 등에서 월등한 상황”이라며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은 이들을 떠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탈퇴 측은 EU 출신 취업자 수가 지난해 25만명 늘어나 220만명에 달하는 등 저임금 노동자를 중심으로 임금하락 등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EU를 탈퇴해 국경을 강화해야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를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영국의 탈퇴는 1993년 설립된 EU가 해체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고, 세계 경제가 일대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나 프랑스, 오스트리아의 극우파가 주장하고 있는 고립주의가 브렉시트를 시작으로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차이퉁을 통해 “영국이 EU를 떠난다면 다른 나라에서도 추가로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요구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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