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훈의 스포츠+]
◇전설의 유니폼 넘버, 21번의 주인공…④송진우, 한국판 세이펠 페이지인 최고령 승리투수
송진우(1966년 2월 16일 ~, 실제는 1965년 2월 16일 생이라고 함)는 최고령 투수에 관한 거의 모든 기록을 갖고 있어 한국판 '세이첼 페이지'라고 불린다.
페이지(1906년 7월7일~1982년 6월8일)는 흑인이었던 까닭에 20~30대를 니그로 리그 등에서 보내다가 42세가 되던해인 194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47세인 1953년 은퇴했다. 이어 59세때인 1965년 캔자스시티 어슬렉틱스(현 오클랜드 전신) 유니폼을 입고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3이닝(1피안타)을 던져 사상 최고령 등판기록을 갖고 있는 전설적 존재이다.
△ '회장님' 송진우의 기록
송진우는 초대 선수협의회 회장을 지낸 까닭에 '회장님'으로 불린다.
더불어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카와 맏형으로서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켰던 까닭에 회장님이라는 별칭이 더 많이 사용됐다.
다음은 송진우가 남긴 최고 관련 기록들이다.
*최다승=210승(2위 정민철 161승)
*역대 최고령 승리투수=만 43세 1개월 23일(2009년 4월8일 두산베어스전)
*통산 최다 이닝=3003이닝
*통산 최다선발등판=377경기
*통산 최다 탈삼진=2048개(2위 이강철1749개, 3이 선동열 1698개)
*통산 최다 타자상대=1만2708명
*최고령 노히트노런=만34세 3개월 2일(2000년 5월 18일 해태전)
△불멸의 만 43세 1개월 승리투수
송진우의 기록 중 가자 가치있는 것은 최다승과 최고령 승리투수이다.
송진우는 만 43세1개월 23일(호적이 1년 늦게 등재된 관계로 사실상 만 44세 1개우러 23일이다)이던 지난 2009년 4월 9일 대전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7회 구원등판해 2/3이닝을 던져 승리투수가 됐다.
이와 동시에 210승과 KBO 리그사상 첫 통산 3000이닝 투구라는 대기록을 아울러 수립했다.
그 뒤를 이어 지난 2013년 7월 28일 만 42세 4개월 30일의 최향남(당시 KIA)이 NC전서 승리를 따내 최고령 2위 승리투수 기록을 작성했다.
△21시즌을 던진 뒤 은퇴, 한화 '송진우의 21번' 영구결번
1989년 프로무대에 데뷔한 송진우는 2009년 이따금 구원투수(14차례 7 1/3이닝)로 나선 뒤 그해 8월 16일 은퇴를 선언했다.
한화 이글스는 2009년 9월 22일 그의 등번호 21번을 영구 결번 처리했고 다음날인 9월 23일 대전에서 은퇴 경기를 열어줬다.
△7년 생각하고 던졌는데 21년 던진 이유는 긍정적 마인드와 철저한 자기관리
송진우는 은퇴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 프로야구계에 들어왔을 당시 선수 수명들이 짧았다"며 "입단 때 7년을 생각했는데, 그 3배를 했다. 내가 오래 할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몸도 있지만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가장 큰 비결을 묻자 "운동장에서 긍정적인 생각으로 즐기면서 야구를 한 것이었다"고 했다.
여기에 은퇴할 때까지 허리둘레가 대학시절보다 단 1인치 늘어나는데 그쳤을 정도로 철저한 자기관리 역시 송진우가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21번을 단 이유
언젠가 송진우는 21번을 달게 된 계기에 대해선 "그냥 21번이 좋아 어려서부터 달았다"며 "처음 한화에 왔을 때 선배에 밀려 1번을 달았는데, 그 선배가 1년만에 은퇴하자 21번이 후배 지화동에게 갔다. 즉시 21번을 가져온 기억이 난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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