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식의 필수 과정처럼 여겨지는 ‘신부의 부케 던지기’. 몇십만 원의 비용을 주고 구매한 부케를 포물선을 그리며 던질 때면 받으려는 친구나 지켜보는 사람마저 조마조마해진다. 그런데 이렇게 부케를 던지는 데에는 사진 촬영용 외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해외 매체 메트로가 최근 그 유래에 대해 전했다.
오래전, 신부는 축복의 상징이었다. 결혼을 하고, 혼자 쓸쓸히 죽지 않을 것이므로 무척 ‘행복한 존재’였다. 지금은 혼자서도 인생을 즐겁게 사는 사람이 많지만, 그땐 독신이 터부시되던 시대였다.
따라서 몇백 년 전의 사람들은 신부를 만지면 행운이 온다고 믿었다. 특히 웨딩드레스나 베일 등 신부의 소지품을 갖는 건 더 큰 행운의 상징이었다. 이 때문에 결혼식 날이면 신부는 자신을 만지려 귀찮게 구는 하객들을 피해 다니기 바빴다.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망치거나, 불쾌한 신체 접촉을 당하는 것을 피하고자 신부들은 묘안을 생각해냈다. 바로 부케를 던지는 것이다. 부케는 신부의 축복이 스며든 성물처럼 대접 됐다.

로맨틱한 행운과 결혼의 이미지가 결합되며 부케 받기는 결혼식의 문화로 금세 정착됐다. 이로써 하객들의 관심은 결혼식 말미에 있는 부케 던지는 행사로 쏠렸다. 덕분에 그 시간까지 하객들은 침착하게 기다렸고, 신부는 인생의 대소사를 망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다. ‘결혼’이 인생의 필수 코스가 아니며, 신부는 더 이상 행운의 존재도 아니다. ‘부케를 받은 지 6개월 안에 결혼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3년간 결혼을 못 한다’는 국내 미신 때문에 확신 없는 결혼을 서두르지 않길 바란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