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발급 안내 미흡-시스템 연동 오류 등 보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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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야간에 모바일을 통해 삼성카드를 신청했을 때 뜨는 `야간 발급 안내` 화면(왼쪽)과 신청 완료 화면. 사진=삼성카드 모바일앱 캡쳐 |
삼성카드는 지난 18일 카드 발급 시스템을 개편해 24시간 365일, 야간이나 주말에도 카드를 신청할 수 있으며, 오전에 신청해 오후에 카드를 발급받도록 업무처리 속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고객이 신용카드를 시간과 상관없이 모바일과 온라인을 통해 신청하더라도 보통 심사와 발급은 월~금 영업시간에만 가능하다. 신용카드는 상품 특성상 고객의 소득을 확인하는 등 심사 과정을 거친 후 발급되기 때문이다.
삼성카드 서비스가 실제 어느 정도 빠른지를 확인하기 위해 기자가 직접 온라인으로 신청을 해봤다. 지난 19일 영업시간이 종료되는 오후 6시를 훌쩍 넘은 오후 9시20분에 모바일 앱을 통해 삼성카드를 신청했다.
신청 절차는 일반 카드 신청 접수 때와 다르지 않았다. 기본적인 정보를 고객이 직접 입력해야 했다. 주민등록 정보를 입력하고 휴대전화를 통해 본인 인증을 거친 뒤, 영문 이름, 배송지 주소 등을 차례로 입력했다. 고객의 소득을 확인하기 위한 직장 정보 입력란에 회사명과 직장 전화번호를 넣었다. 개인사업자를 위한 정보 입력란이 따로 있었고 배우자의 직장이나 재산세 정보를 통해서도 신청이 가능하다.
그 다음에 '야간 발급 안내' 화면이 떴다. 대부분 신용카드 신청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다 입력하면 카드 신청이 완료된다. 그러나 삼성카드는 디지털 중심으로 발급 프로세스를 변경한 후 야간 접수를 받을 때 '야간 발급 안내' 화면을 추가했다.
'야간 발급 안내'에는 "신속한 발급을 위해 신청 후 1시간 내 카드 발급 상담전화를 받겠습니까?" 미동의 시 오전 9시 이후 발급 절차가 진행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야간에 신청하고 바로 상담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절차다.
오후 9시42분 상담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상담원은 본인 확인 후 "소득 확인을 위해 직장에 전화해 재직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다음 날 오전 9시 이후에 확인 후 진행해도 괜찮을까요"라고 질문했다. 다음날 오전 9시30분경 다시 전화가 왔다. 회사에서 재직 여부를 확인했으며, 카드 발송은 3~5일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날 재직 확인 후 심사가 진행돼 신청에서 심사 및 발급까지 총 12시간가량 걸렸다.
그러나 기자는 카드 배송을 기다리는 중에 '빠른 발급을 위한 간편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상담원이 안내해주지 않았지만, 밤에 국민건강보험 정보를 활용해 심사를 진행하는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회사측을 통해 알게 됐고 이에 따라 온라인으로 다른 카드 발급 신청을 했다.
22일 금요일 오후 9시30분에 이전과 같은 순서로 신청 접수를 진행했다. 1시간 내 전화상담에 동의해 오후 9시42분 상담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상담원은 본인 확인 후 "소득 확인을 위해 직장에 전화해 재직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다음 날 오전 9시 이후에 확인 후 진행해도 괜찮을까요"라고 이전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여기까지는 지난번과 똑같았다.
상담원은 빠른 발급 서비스가 있는 것을 제대로 몰랐던지 기자가 빠른 발급을 원한다고 얘기를 하자 그제야 "추가 진행을 위해 문자메시지를 보내겠다"고 답했다. 서비스 도입 초기여서 영업시간 외에도 발급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는 교육이 덜 되어 있는 듯 했다.
'빠른 발급을 위한 간편 서비스'는 삼성카드가 야간이나 주말에도 카드 발급이 가능하도록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고객의 재직·소득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이후 수신된 안내 문자에 따라 △ 인증서 관리 앱 설치·시행 △ 빠른 발급을 위한 간편서비스 선택 △ 공인인증을 통한 서비스 이용 동의 △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직-소득 정보 삼성카드로 전송 △ 심사 후 발급 진행 등 순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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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다시 시도했을 때 떴던 오류 화면. 사진=삼성카드 모바일앱 캡쳐 |
23일 낮 12시 다시 시도하니 어젯밤과 달리 오류가 뜨지 않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다. 공인인증서 등록 절차가 필요했다. 다른 금융기관에서 발급받은 공인인증서를 쓰려면 '타행 공인인증서 등록'이 필요하듯 삼성카드 홈페이지에 접속해 '스마트폰에 공인인증서 복사' 과정을 거쳐야 했다.
오후 12시19분 PC에서 삼성카드 홈페이지에 접속해 공인인증서를 삼성카드 앱으로 가져왔다. 최종 신청한 결과, 오후 12시35분 '건강보험 자격득실 및 보험료 내역이 삼성카드로 전송 완료됐습니다'란 문구가 떴다. 재직·소득 정보가 삼성카드 측에 넘어갔으니 이제 카드 발급을 위한 심사가 진행되는 것이다. 30분 뒤 상담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심사 및 발급이 완료됐으며 실물카드 배송은 3일 정도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를 신청한 지 14시간30여분 만에 카드 발급이 완료됐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중간에 오류가 뜨지 않았다면 2시간여 만에 끝날 수 있었다.
두 차례에 걸쳐 야간에 삼성카드를 직접 신청해 보니, 아직 24시간 발급 서비스에 관련해 상담원이 프로세스를 제대로 숙지 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밤중에 예상치 못한 오류가 뜨는 등 외부와 연결된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별다른 해결 방법이 없는 것은 서비스의 한계로 느껴졌다.
야간 발급은 재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별도의 인증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공인인증서 등록 등 다소 복잡한 과정을 고객이 인내심을 갖고 직접 진행해야 한다. 때문에 야간이나 주말에 신용카드 발급이 급한 고객이라면 인내심을 갖고 관련 절차를 진행해서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이라면 굳이 이렇게까지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오전에 신청해 오후에 받는다'는 삼성카드의 설명은 맞는 것일까? 답은 '실물카드는 어렵고 모바일 카드는 가능하다'이다. 실물카드 배송 전이더라도 앱 카드를 등록할 수 있기 때문에 오전에 신청해 바로 심사 절차를 진행하면 오후에 모바일 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분실신고 접수 및 매출승인 관련 업무만 가능했던 야간·주말 카드 상담에 '신청-심사-발급 서비스'까지 포함시켰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를 신청해 곧장 결제하기를 원하는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나온 서비스"라며 "아직 도입 초기라서 시스템이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보완해 앞으로도 차별화된 빠르고 편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1등 카드사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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