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걸려 마라톤 코스 완주
“목숨 잃은 이들 생각하며 달려”
오바마 “우리는 계속 나아갈 것” 3년 전 발생한 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로 다리를 잃은 생존자들이 올해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의족을 장착하고 출전해 완주에 성공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제120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무용수 출신 에이드리언 헤이즐럿(35·여)이 출발한 지 10시간이 넘은 오후 7시15분쯤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3년 4월15일 보스턴 마라톤 결승점 부근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왼쪽 다리를 잃은 그가 의족에 의지해 결승선에 모습을 드러내자 주위에 있던 수많은 관객이 뜨거운 박수를 쏟아냈다.
헤이즐럿은 완주 후 “감격스럽다. 나에겐 정말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출발하고 11㎞쯤 달렸을 때 다리가 부어오르기 시작해 22㎞ 지점쯤에서 1시간가량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는 “의족을 딛고 걸으려고 해봤으나 잘 되지 않았다”며 “경주를 그만둬야 한다고 계속 생각했으나 그럴 수 없었다. 완주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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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로 왼쪽 다리를 잃은 에이드리언 헤이즐럿(가운데)이 18일(현지시간) 열린 제120회 보스턴 마라톤에서 의족을 장착하고 결승점을 통과한 후 다른 참가자들과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보스턴=AP연합뉴스 |
이날 마라톤에서는 또 다른 보스턴 테러 생존자인 패트릭 다운스(32)도 테러로 잃은 왼쪽 다리 대신 의족을 장착하고 완주에 성공했다. 그는 완주한 뒤 테러로 두 다리를 잃은 아내 제시카의 휠체어를 밀고 결승선을 다시 한번 통과했다. 그는 “마음속에서 보스턴과 함께 달렸다”며 “테러로 목숨을 잃은 이들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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