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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위대한 소원’ 남대중 감독 “B급에 병맛? 그래도 신파는 아니다”

입력 : 2016-04-17 13:10:00 수정 : 2016-04-17 13: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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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대체 뭐야?’

영화 ‘위대한 소원’ 초반 10분 정도 보고 든 생각. B급 섹스 코미디인 줄만 알고 극장을 찾았는데 친구와 가족, 그리고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드라마가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았다.

남대중(40) 감독은 처음부터 이를 의도했다고 했다.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스토리지만 코미디와 드라마의 접점 속에서 공감을 이끌어낼 거라 판단했고, 그 판단은 적중했다.

개봉에 앞서 시사회를 통해 영화가 첫 공개되자 “오랜만에 볼 만한 코미디 영화가 나왔다”는 칭찬이 쏟아졌다. 

‘위대한 소원’은 루게릭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고등학생 고환(류덕환)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친구 남준(김동영)과 갑덕(안재홍)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류덕환 안재홍 김동영 등 세 주연배우 외에도 전노민, 전미선, 이한위 등 중견배우들의 코믹 연기는 93분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의 배꼽을 쥐게 한다.

인터뷰에서 남 감독은 “관객들이 처음엔 ‘뭐지?’하지만 점점 스토리에 빠져들게 되는 편집을 원했다”라며 “원래 코미디 장르를 좋아하고 ‘개그콘서트’처럼 개인기에 의존하는 코미디보다는 현실이나 상황에 의한 코미디를 추구한다”고 연출의도를 설명했다.

영화 '위대한 소원'/사진=NEW


그는 뒤늦게 충무로에 발을 디딘 ‘늦깎이 감독’이기도 하다. 대학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행정고시 준비를 하다 영화를 향한 꿈을 접을 수 없어 시나리오 작가가 됐다. 10여 년간 그가 써놓은 장편 시나리오만 14편에 이르고 각종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꿈이 현실이 되기 시작했다. 현재 그가 쓴 시나리오 중 2~3편이 제작에 들어간 상태고, ‘위대한 소원’은 메가폰까지 잡은 첫 작품이 됐다.

“사실 고시 준비를 오래 해서… 아직 미련이 조금은 남아 있어요.(웃음) 1차는 붙었는데, 2차 보기 전에 갑자기 영화 쪽으로 진로를 틀었거든요. 아무래도 책상에 오래 앉아 있었다 보니 별명도 ‘선비’ ‘허생’ 등 이런 식이었어요. 그런 제가 감독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 됐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아무런 어려움 없이 잘 헤쳐 나갔던 것 같아요. 영화가 체질에 잘 맞는다고 할까요.”

‘위대한 소원’에서 고환은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단 하나의 소원으로 ‘여성과의 잠자리’를 꼽는다. 팔다리가 마비돼 움직일 수조차 없는 상황이지만 하룻밤의 경험을 통해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이 소년의 소원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그가 작가로서 ‘버킷리스트’ 소재에 관심을 갖게 된 건 학창시절 절친했던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부터였다고 한다. 버킷리스트를 소재로 한 영화는 이제는 하나의 장르라고 해도 될 만큼 많아졌고, 그는 신파가 아니라 현실적인 버킷리스트 스토리를 스크린에 담아보고 싶다고 했다.

“개봉 전 ‘블라인드 시사회’라는 걸 하는데, 남성관객들의 반응은 별로 걱정하지 않았어요. 공감해줄 거란 100% 확신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여성관객들은 잘 모르겠더라고요. 혹여나 거부감이나 혐오감을 느끼는 관객들이 계시면 어쩌나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였죠. 다행히도 많은 여성관객들이 괜찮다고 해주시고 재미있었다고 해주시니 한 숨 돌릴 수 있었어요. 아마도 스토리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하고, ‘성매매’에 관한 부분 역시 오히려 주인공들이 순진하니까 할 수 있는 행동으로 봐주신 것 같아요. 자극적인 소재를 담고 있긴 하지만, 작품을 대하는 태도만큼은 단 1g도 가볍지 않았어요.”

코미디는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웃음 짓게 만들어야 하기에 그 어떤 장르보다 어렵다고 많은 이들이 입을 모은다. 그러고 보면 남 감독은 ‘위대한 소원’을 통해 관객들을 쉴 틈 없이 웃게 했다는 점만으로도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는 “평소 사람들이 어떤 지점에서 웃고 즐거워하는지 관찰하는 걸 좋아한다”며 “휴먼코미디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영화 '위대한 소원'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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