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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잃은 검찰, 이대로 좋은가] 시스템 비슷한 일본 검찰, 경찰 수사 지휘가 주업무

관련이슈 신뢰잃은 검찰. 이대로 좋은가

입력 : 2016-03-23 10:30:00 수정 : 2016-03-23 01: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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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도 객관적 논리로… 줄대기 없어
검찰제도와 관련해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를 비교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우리나라 검찰의 권한이 세계 주요 국가 중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한국처럼 큰 논란이 되지 않는 배경이다. 그나마 일본이 우리나라와 가장 유사한 검찰시스템을 갖췄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분리되고 검사가 수사지휘·기소는 물론 직접 수사까지 담당하는 점, 검사의 지위가 판사에 버금갈 정도로 높은 점 등이 한국과 닮았다. 다만 일본 검찰은 우리나라 검찰처럼 직접 수사를 많이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전국 18개 지방검찰청 중 서울중앙·대전·광주·대구·부산 등 9개 지검에 특수부가 있어 활발한 인지수사를 한다. 일본은 한국보다 인구가 훨씬 많고 경제 규모가 큰데도 전체 50개 지검 가운데 도쿄·오사카·나고야 3개 지검만 특수부가 있다. 자연히 일본 검찰의 업무는 경찰 수사의 지휘에 집중된다. 그렇다 보니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휘말리는 경우도 드물다.

검사 인사의 예측가능성이 높은 것도 일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높이고 있다. 일본은 도쿄고검장이 ‘검찰 2인자’로 사실상 차기 검찰총장에 해당한다. 누가 총장이 되고 누가 고검장으로 승진할 것인지 등이 검찰 내부의 논리에 따라 일찌감치 정해진다. 검찰총장 자리에 앉으려고 고검장들이 권력실세 등 정치권에 줄을 대려 애쓰거나 하는 일을 상상하기 힘들다.

미국은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분리돼 있지 않아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겸직한다. 대통령의 참모인 법무장관이 검찰 수사를 직접 지휘하는 만큼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의회가 백악관과 법무부를 철저히 견제해 중립성이 침해되는 일은 흔치 않다. 1973년 ‘워터게이트’ 사건 수사 당시 피의자인 닉슨 대통령이 특별검사의 해임을 법무부에 요구한 일이 있었다. 엘리엇 리처드슨 당시 법무장관은 대통령의 명령이 부당하다고 여겨 거부하고 장관직을 내던졌다.

미국 검찰 역시 직접 수사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미국 로스쿨 유학 경험이 있는 한 검사는 “미국 검찰은 평소에는 경찰 수사를 지휘하고 아주 중대한 범죄만 예외적으로 직접 수사한다”며 “정치적 논란이 제기된 사건도 일단 검찰이 직접 수사에 착수하면 공정한 수사 결과를 기대하며 논란이 잦아드는 게 미국 사회”라고 전했다.

검찰제도가 탄생한 프랑스도 검찰권이 한국보다 훨씬 약하다. 프랑스에 유학한 전직 검찰 간부는 “수사는 대부분 경찰이 하고 검사는 기소 여부 결정 등 법률적 측면에만 관여하는 게 보통”이라고 설명했다.

법조팀=이강은(팀장)·김태훈·박현준·정선형·김건호·이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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