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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자존심 높이자”… 설레는 수원·성남FC ‘깃발 더비’

입력 : 2016-03-18 19:15:27 수정 : 2016-03-18 23: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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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시민구단’ 19일 수원서 첫 맞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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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와 성남시는 인구가 100만명에 달하는 대도시다. 지리상으로도 인접한 두 도시는 도민체전마다 종합우승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정도로 라이벌 의식이 강하다. 최근 두 도시의 경쟁이 축구로 번졌다.

인기 구단 수원 삼성의 활약으로 ‘축구 수도’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수원시는 올 시즌 시민구단인 수원FC까지 K리그 클래식에 승격돼 축구 붐이 일고 있다. 이에 맞서는 성남시는 신흥 축구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성남FC는 전신인 성남 일화 시절에는 지역 내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시민구단으로 바뀐 뒤 지자체가 적극 나서면서 ‘축구 도시’ 이미지를 새기는 중이다.

시민구단 간 자존심을 건 수원FC와 성남FC의 ‘깃발더비’가 19일 오후 3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다. 이번 경기를 깃발더비로 부르게 된 것은 양 팀 구단주인 염태영 수원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SNS에서 벌인 ‘설전’ 때문이다.

두 시장은 평소 호형호제할 만큼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지난 5일 이 시장이 먼저 트위터에 “축구팬들이 이긴 팀 시청 깃발을 진 팀 시청에 거는 내기를 하자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묻자, 염 시장이 6일 “세게 나오시네요. 팬들이 즐거워하신다면 좋습니다. 처음인데 시청 기보다는 구단 기로 시작하시죠?”라고 받았다.

두 구단주가 SNS에서 벌인 농담은 축구팬은 물론 수원FC 조덕제 감독과 성남 김학범 감독까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현실화됐다. 처음에는 승리팀 구단 기를 패한 팀의 시청에 거는 것으로 분위기가 쏠렸지만 홈구장에 4일 동안 거는 것으로 양 팀이 17일 합의했다.

성남 관계자는 18일 “수원에는 수원FC뿐 아니라 수원 삼성도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시청에 성남FC 깃발을 거는 것은 수원 측에서 부담스러워해서 우리가 이기면 수원FC의 홈인 수원종합운동장에 걸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맞대결을 앞두고 특별 깃발도 제작됐다. 성남은 팀을 응원하는 ‘줌마서포터즈’가 지난 12일 홈 경기 때 사용한 대형 구단기를 최근 선물 받았고 수원FC를 꺾으면 경기 후 1시간 뒤부터 나흘간 이 깃발을 수원종합운동장에 게양할 계획이다. 수원FC도 18일 깃발을 특별 제작했다. 수원FC가 이기면 20일 오전 9시 성남의 홈인 탄천종합운동장에 나흘간 게양한다.

경기를 앞두고 있는 선수와 감독 못지않게 깃발전쟁을 촉발한 두 구단주의 각오도 대단하다. 염 시장은 프로축구연맹을 통해 “성남은 이겨야 하는 부담이 클 것이다. 홈 이점을 최대한 살려 성남을 안방불패의 첫 승 제물로 삼겠다”며 “성남 홈 구장에 수원FC의 깃발을 반드시 꽂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이 시장은 “수원FC 개막 경기 처음부터 다 봤다. 첫 홈 경기지만 승부는 냉정한 법”이라며 “성남을 따라오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두 지자체장이 적극 나서서 성사된 깃발더비는 축구계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그동안 시민구단은 재정이 넉넉지 못한 이미지로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는데, 구단주인 지자체장이 적극 나서니 팬들에게도 큰 반응을 얻고 있다”며 “시민구단의 이미지를 바꾸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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