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원기자 jwlee@segye.com 미국 대선 경선 레이스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미니 슈퍼화요일' 결전이 15일(현지시가) 남부 플로리다 주를 비롯한 민주당 5곳, 공화당 6곳에서 개막됐다.
민주, 공화 양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데 필요한 대의원이 각각 792명, 367명이 걸려 대의원 확보경쟁의 반환점을 돌게 되는 이날 경선전의 승부에 따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대세론 제동 등 경선 장기화 여부가 결정이 난다.
당초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의 질주가 예상됐던 이날 경선전은 '보호무역'의 쟁점화와 트럼프 유세장의 폭력사태 등 변수가 터지면서 2위 주자들의 반란 조짐이 드러나는 혼전의 무대로 바뀌었다.
특히 '미니 슈퍼화요일' 결전을 압승함으로써 사실상 승리를 선언하려 했던 클린턴 전 장관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쇠락한 공업지대인 미 중부 '러스트 벨트'(Rust Belt)에 보호무역을 주창하는 '샌더스 바람'이 강하게 불어닥치면서다.
경선 최대 승부처인 지난 1일 '슈퍼화요일' 대패 이후 기진맥진하던 민주당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 의원은 일주일 뒤 미시간 주 경선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꺾는 최대 이변을 연출하며 기사회생했다.
이날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자유무역협정으로 일자리를 빼앗긴 노동자들의 '분노의 표심'에 힘입어 샌더스 의원이 재돌풍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시간 주 승리의 여세를 몰아 이번 경선의 격전지로 부상한 오하이오, 일리노이 주 등 '러스트 벨트'에 더해 미주리 주까지 3곳을 석권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샌더스 의원이 미시간-오하이오-일리노이에 이르는 '러스트 벨트'를 싹쓸이한다면 클린턴 전 장관이 독주해온 민주당 경선 레이스는 사실상 국면 전환의 상황을 맞게 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비롯한 무역협정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소득 불평등을 초래했으며 그 중심에 퍼스트레이디와 국무장관시절 자유무역을 주창했던 클린턴 전 장관이 있다는 샌더스 의원의 주장이 백인 노동자들의 표심을 제대로 파고들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샌더스 의원은 힐러리가 국무장관 시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골드 스탠더드'라고 찬성하고, 남편인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당시 NAFTA를 지지했던 사실을 물고 늘어져 왔다.
'보호무역 강화'라는 공화당 트럼프 돌풍의 원동력이 이처럼 민주당 레이스까지 지배하는 양상이 펼쳐지면서 레이스는 6월14일 마지막 워싱턴 D.C. 경선까지 이어질 공산이 커진다.
폴리티코는 "중서부 공업지대에서 샌더스 의원이 강세를 보인다면 그의 캠프에 새로운 생명력이 부여될 것"이라며 "오하이오, 일리노이, 미주리 등 3곳에 승리하면 레이스는 요동치면서 힐러리 캠프의 `내구성'에 새로운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경선지 5곳 가운데 가장 많은 246명의 대의원이 걸린 플로리다 주 압승이 예상되는 클린턴 전 장관이 여전히 대의원 확보경쟁은 우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여론조사기관 PPP가 14일 내놓은 조사를 보면, 오하이오와 일리노이 주의 경우 클린턴 전 장관과 샌더스 의원이 각각 46% vs 41%, 48% vs 45%의 오차범위 내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우위이며, 미주리는 샌더스 의원 47% vs 클린턴 전 장관 46%다.
이와 함께 공화당 역시 트럼프가 대세를 확정 짓고 승부를 조기에 정리할지, 6월7일 마지막 경선까지 두고 봐야 할지도 이날 윤곽이 잡힌다.
CBS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플로리다 주에서 44%의 지지율로 1위를 달려 이곳을 지역구로 둔 마르코 루비오 의원(21%)을 더블 스코어로 앞선 반면, 오하이오 주에서는 이곳 주지사인 존 케이식과 초박빙 접전이다.
트럼프가 승자독식제로 치러지는 2곳에서 모두 승리하면 사실상 오는 7월 전당대회까지 이 순서가 굳어진다.
루비오 의원과 케이식 주지사가 모두 경선 레이스에서 탈락하면서 싸움은 트럼프와 2위 주자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의 2파전으로 갈 공산이 크다.
그러나 케이식 주지사가 오하이오 주에서 승리하면 3파전 양상을 띠며 레이스는 유동성을 더하게 될 전망이다. 케이식 주지사가 공화당 주류의 대표주자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가 돌풍의 원동력인 '보호무역'을 기치로 오하이오 주까지 차지할지, 최근 유세장 폭력사태의 후폭풍 등으로 일격을 당할지 등이 이날 경선전의 최대 변수라고 미 언론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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