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이 ‘조이’(기쁨)인 그녀(제니퍼 로렌스)의 인생은 전혀 ‘조이풀’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남다른 손재주를 가지고 태어난 덕분에 상상하는 것마다 그녀의 두 손에서 현실이 되는 기적을 맛봤다. 하지만 성인이 돼서까지 그 기적이 계속되지는 않았다. 현실은 애 둘 딸린 싱글맘. 이혼한 아빠 루디(로버트 드 니로)와 엄마 테리(버지니아 매드슨), 그리고 할머니 미미(다이안 레드)와 전 남편 토니(에드가 라미레즈)까지 떠안아야 했던 조이는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줄지도 모를 ‘단 하나의 물건’을 만들기 시작한다.
‘조이’는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느낄 때 보면 좋은 작품. ‘아메리칸드림’의 전형을 보여주는 영화로, 취업이나 경제적 문제로 고민하는 관객들에게 희망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훈훈한 메시지를 전한다.
우여곡절 끝에 물건을 만들었지만 사업에 있어 ‘생초짜’였던 조이는 전 남편 토니의 소개로 홈쇼핑 채널 경영이사인 닐(브래들리 쿠퍼)을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미국 유명 발명가이자 사업가인 조이 망가노의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데이빗 O. 러셀 감독은 제니퍼 로렌스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겨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 이어 이번에도 그녀를 캐스팅해 “아무리 힘든 상황 속에서도 희망은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화에서 로렌스가 연기한 조이는 사업 경력이나 수완은 없을지언정 결코 포기는 모르는 캐릭터다. 감독은 조이에게 달달한 순간과 최악의 상황을 오가게 하며 ‘과연 네가 성공할 수 있겠어?’라고 묻는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모든 것을 해내고 마는 그녀의 모습을 통해 성공과 실패는 한 끗 차이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입에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게 아니라면 성공에는 참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그것은 뛰어난 지능이나 아이디어일 수도, 타고난 재주나 인맥일 수도, 이도저도 아니라면 ‘운’이 따라야 할 수도 있다. 조이에게는 손재주와 아주 조금의 인맥이 있었다. 하지만 이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 조이의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다름 아닌 ‘멘탈(정신)’이었다. 그리고 이토록 열정과 끈기로 점철된 여성을 스크린 위에 설득력 있게 되살린 배우가 바로 제니퍼 로렌스였다.
이제 막 20대 중반을 넘어선 그녀의 스크린 내공은 이젠 어마무시할 정도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가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조이로 분해 셔츠에 얼룩이 마를 날 없는 고단한 삶을 온몸으로 표현해냈다. 로렌스는 왜 할리우드가 그녀를 주목해야 하는지 매년 입증해 보이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로렌스와 함께 러셀 감독의 페르소나로 활동(?) 중인 브래들리 쿠퍼는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로렌스를 또 한 번 ‘서포트’했고, 로버트 드 니로와 이사벨라 로셀리니(트루디 역) 등 반가운 원로배우들이 힘을 모아 영화에 큰 무게 중심을 담당했다. 12세관람가. 124분. 3월10일 개봉.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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