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영화축제인 아카데미 시상식이 28일(현지시간) 오후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렸다. 올해 88회를 맞은아카데미 시상식은 배우 이병헌이 시상자로 나서고 성악가 조수미가 영화 ‘유스’의 심플 송으로 주제가상 후보에 올라 영화팬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흑인들은 이 시상식을 두고 부글부글 끓고 잇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스카상 남녀 연기상 후보 20명이 모두 백인 배우로 채워져서다. 스파이크 리 감독을 비롯해 흑인 영화인들은 ‘#OscarsSoWhite’(오스카는 너무 백인 위주다) 등을 통해 ‘아카데미 보이콧’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아카데미 시상식은 1928년 1회 때부터 ‘백인만의 잔치’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지난 88년 동안 3대 시상 부문인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감독상에서 비백인이 후보에 오른 경우는 4.7%에 불과하다. 비백인이 남우주연상을 받은 경우는 6회에 불과하고 여우주연상은 2002년 할리 베리가 유일하다. 감독상은 중국계 리안 감독 등 3명 뿐이다.
하지만 논란과 비판 속에서도 아카데미 시상식은 전 세계 7억명이 시청하는 세계 최대 영화 축제다. 미국 영화 매체 온마노라마는 이날 아카데미 시상식에 얽힌 흥미로운 사실·역사 10가지를 소개했다.

1973년 영화 ‘페이퍼 문’에서 애디 역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 조연상을 받은 테이텀 오닐이다. 당시 10세였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흑백 영화 시대가 끝난 뒤 치러진 1939년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러닝타임은 234분으로 작품상 수상작 중 가장 긴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 ‘비기너’에 출연해 2010년 남우조연상을 받은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최고령 오스카 수상자다. 수상 당시 82세였다.

아카데미상 첫 시상식은 하객 270명이 모인 가운데 비공개 만찬을 겸해 1929년 캘리포니아주 LA 할리우드 루스벨트 호텔에서 열렸다.

아카데미상 트로피인 오스카는 무게 3㎏, 높이 34㎝로 꽤 무거운 편이다. 한 트럭운전기사는 2000년 52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운송하다가 내뺀 적 있다. 나중에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

영화 ‘허트 로커’를 연출한 캐스린 버글로는 아카데미상 감독상 부문 첫 여성 수상자다.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 부문 최다 수상국은 이탈리아다. 지금까지 10차례 수상했다.

아카데미상 88년 역사상 가장 많은 오스카를 거머쥔 작품은 총 3편이다. 1959년 ‘벤허’, 1997년 ‘타이타닉’ 그리고 2003년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이다. 세 작품 모두 11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아카데미상 감독상 후보에 총 5차례 올랐다. 하지만 한 번도 오스카를 받지 못했다.

히스 로저는 영화 ‘다크 나이트’로 2009년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사후에 상을 받은 오스카 선배가 있다. 영화 ‘네트워크’ 촬영을 마친 뒤 1977년 1월 사망한 피터 핀치는 그해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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