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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인더트랩`/tvN 방송 캡쳐 |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 벌써 10회 방영으로 중반부를 넘겼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초기의 재미와 독특한 연출이 사라졌다며 불만을 표했다.
‘치즈인더트랩’ 2일 방송에서는 홍설과 손민수의 갈등과 홍설을 향한 백인호의 마음이 중점적으로 담겼다. 작품의 중심을 잡아주던 유정은 홍설의 이해를 기다린다는 이유 때문에 전면으로 등장하는 부분이 줄었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작중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치즈인더트랩’이 인기를 끌었던 건 대학 생활의 현실적인 면을 그리면서도 유정이란 유별난 인물의 내면을 묘사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해진의 유정이 드라마에서 한 발짝 물러나자 ‘치즈인더트랩’은 갑갑한 대학생활 갈등을 담은 평범한 드라마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또한 홍설과 백인호(서강준 분)의 관계가 급격하게 가까워진 것 역시 홍설이란 캐릭터를 지나치게 단순화했다. 남자친구인 유정과 냉담 중이면서도 백인호의 피아노 연습을 구경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홍설이 마치 어장관리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날카로운 지적을 피할 수가 없었다.
사실 ‘치즈인더트랩’은 이미 원작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각기 개성을 가진 캐릭터, 첨예하게 쌓여진 갈등, 얽히고 설킨 관계들은 모두 순끼 작가의 원작에 빚지고 있는 것이다. 그 원작을 TV로 옮기는 과정에서 심리적 묘사는 단편화되고 과거 관계는 점차 뒤로 연기되고 있다.
다른 인물들의 매력은 여전히 빛나는 편이다. 그러나 그것은 적절한 연출이나 분량의 배분이 아니라 배우 그 자체가 소화해내는 능력 덕분이다. 여전히 오영곤(지윤호 분)은 얄밉기 그지없고 김상철(문지윤 분)은 눈치없는 복학생 역을 확실하게 하고 있다.
결국 ‘치즈인더트랩’은 ‘박해진과 원작에게 빚지고 있다’는 일부의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특별해 보였던 홍설과 유정의 만남이 사라지면서 각본과 연출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6회 방영이 남은 상황에서 유정과 백인호의 과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치즈인더트랩’이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위기를 타개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슈팀 ent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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