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불위는 장사를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늙은 아버지한테 지혜를 구했다. ‘밭을 갈아 농사를 지으면 한 해에 어느 정도의 벌이가 될까요?’ “많아야 10배 정도겠지.” ‘보석에 투자를 하면요?’ “그건 넉넉잡아 100배쯤 될까.” ‘그럼 한 나라의 임금을 만드는 경우의 투자 효과는 어떨까요?’ “그야 천만 배도 더 되겠지. 하지만 그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
여불위는 진나라 정빈인 화양부인에겐 소생이 없기에 자초를 비롯한 서출 왕자 중에서 후계를 세울 것을 예견했다. 귀국하자 막대한 헌상품을 갖고 화양부인을 찾아가 자초가 전하는 물건이라며 전했다. 화양부인의 마음을 사는 데 성공한 여불위는 조정 대신을 구워삶아 자초가 귀국케 했고, 마침내 자초는 왕위에 올라 장양왕으로 등극했다. 여불위는 재상이 돼 영화를 누렸다. 기화가거(奇貨可居) 고사의 유래다. 진기한 물건은 사둘 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으로, 훗날 큰 이익으로 돌아올 물건이나 사람한테 투자해 두는 것을 말한다.
세상만사 모든 일이 사람 손에 달려 있다.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의 인재 영입 전쟁이 치열하다. ‘서경’에 “순임금은 능력 있는 신하 다섯 사람을 두고 천하를 다스렸으며, 주나라 무왕은 신하 10명만 두었다. 공자는 이에 대해 ‘인재 얻기가 이처럼 어렵지 않은가(舜有臣五人而天下治 武王曰 予有亂臣十人 孔子曰 才難 不其然乎)”라고 말했을 정도다. ‘재난(才難)’, 즉 인재 구하기의 어려움을 뜻한다. 인재 영입은 장래성 있는 인물의 발탁이라야 한다. 인재(人才) 영입이 오히려 ‘인재’(人災)가 돼선 안 되겠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奇貨可居 : ‘진기한 물건은 사둘 만한 가치가 있다는 내용으로, 훗날 큰 이익으로 돌아올 물건이나 사람한테 미리 투자한다’는 뜻.
奇 기이할 기, 貨 재물 화, 可 옳을 가, 居 있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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