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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성대하게 열린 '바퀴벌레 14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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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상에서 죽은 바퀴벌레를 추모하는 사진이 화제가 됐다. 미국의 한 대학교 학생들이 합심해 엉뚱한 장난을 벌인 현장의 사진들이다. 해당 사진들은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의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사건의 발단은 이러하다. 지난 12월 3일, ‘인문학과 건물에 2주 동안 바퀴벌레가 죽은 채로 방치되어 있었다. 그래서 누군가가 묘를 만들어 줬다’는 글과 함께 사진이 한 장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배를 뒤집고 죽은 커다란 바퀴벌레와 손수 색종이를 잘라 만든 듯한 묘가 있었다. 종이 묘비엔 ‘RIP(Rest In Peace, 평화롭게 잠들다) 로지 로치’라고 쓰여 있었으며 그 위에 종이로 만든 꽃이 올려져 있었다. 묘를 만들어 준 ‘장인’이 벌써 바퀴벌레에게 ‘로지 로치’란 이름까지 지어준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누군가 바퀴벌레를 치웠을 거란 예상과 달리 그 주위에 추모(?)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묘 주변을 꽃, 반창고, 클립 등이 채우기 시작하더니 동전, 돌, 편지 등도 자리를 잡았다. 심지어 벽에는 ‘Never Forget(절대 잊지 말자)’이라 적힌 큰 바퀴벌레 그림도 붙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꽃, 사탕, 향초 등이 로지 로치의 무덤을 둘러쌌다.


12월 5일, 누군가가 로지 로치의 화장터를 지어주었다. 종이를 잘라 관과 받침대를 만들고 성냥개비, 찰흙 등을 이용해 지지대를 세웠으며 그 사이에 나뭇가지들을 놓는 정성을 쏟았다. 화장터 주변엔 플라스틱 나무들을 세워놓아 숭고한 분위기도 연출했다.


12월 8일, 벽에 추가로 ‘매일 우리한테 인사해준 로지야, 보고싶을 거야’란 메모와 ‘12월 16일 추모식 예정이며 음식과 음료가 제공됩니다’는 공고가 붙었다. 로지 로치의 화장터는 교황, 예수, 성모마리아가 그려진 향초들이 놓였으며 지폐들, 담배, 사탕, 곰인형 등이 여기에 더해졌다.


화장이 코앞인 12월 16일, 추모 열기는 정점에 달했다. 로지 로치를 기리는 다양한 종류의 물건들과 편지 때문에 정작 바퀴벌레의 시체가 안 보일 지경이 됐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바퀴벌레가 학교의 명예를 드높인 후 죽었다고 생각할 정도다.


그리고 12월 17일, 학생들은 로지 로치의 시신을 화장터에서 태우며 이 해프닝의 막을 내렸다. 아마 로지 로치는 해당 대학에서 가장 성대한 장례식을 치른 바퀴벌레일 것이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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