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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의디지털세계] 씁쓸한 구글 검열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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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서치’ 논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나
정부 오해 벗었지만
언젠가 검열요청하면
포털이 NO할 수 있을까
지난 주말 디지털세계에선 ‘구글 세이프서치 강제 적용’이란 말로 때아닌 소동이 벌어졌다. 세이프서치 기능은 구글의 강력한 검색 기능 때문에 자칫 검색자가 뜻하지 않게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내용을 검색 결과에 맞닥트려 충격을 받지 않도록 미리 예방해주는 일종의 사전 검열 서비스다. 통상 검색 설정 화면에서 이용자 스스로 설정하거나 해제할 수 있다. 그런데 11일 어느 순간부터 전 세계 구글 중 한국 사이트(google.co.kr)에서만 세이프 서치 해제가 불가능한 강제 설정 상태가 된 것이다.

세이프서치가 완벽한 기능은 아니어서 이를 가동시켜도 선정적인 내용이 여과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멀쩡한 사이트가 음란·폭력물 등으로 분류돼 검색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벌어지곤 한다. 이 때문에 세이프서치 강제 적용 상태가 된 국내 구글 이용자 일부는 “문제 있는 내용이 아닌데도 검색이 차단됐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물론 ‘야동’의 바다인 인터넷을 구글로 검색하는 이들도 역시 불편을 겪었겠지만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을 듯싶다.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는 영화 인터스탤라 대사처럼 캐나다 구글(google.ca) 접속 등 대안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박성준 산업부 차장
파장은 강제로 사전 검열된 검색 결과를 받아봐야 하는 불편보다는 어떠한 사전 예고도 없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 이유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면서 커졌다. 정부 ‘입김’이 작용했다는 추측이 무성했다. “정부가 요청한 것 아니겠느냐”는 의혹이 각 인터넷 게시판을 달궜다. 카카오톡 검열 논란, 국가정보원의 이탈리아 해킹업체 청부 등 이미 심각한 염증 상태인 우리나라 국민의 정부에 대한 불신이 이 같은 의혹을 키운 것으로 여겨진다.

구글 세이프서치 강제 적용 소동의 끝은 ‘구글의 오류’로 정리됐다. 정부는 누명을 벗게 됐고 야동 애호가들도 불편을 덜게 됐지만 뒷맛은 쓰다. 우선 11일부터 오류가 시정된 15일까지 5일간 수많은 검색 이용자가 강제 검열을 당한 셈인데 구글 대응이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구글 측에 강제 검열 이유가 무엇인지 14일 문의한 결과 돌아온 답은 “구글에서도 이슈를 알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라는 한 문장이었다. 이후 15일 다시 문의한 결과 “세이프서치 관련 테스트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으며 현재는 오류에 대한 수정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사용자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표현 그대로 약 5일간 국내 이용자에게 불편을 줬다면 대응 속도나 수준이 미흡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피할 수 없다. 비슷한 일이 네이버나 다음 등 국내 검색 포털에서 벌어졌으면 어땠을지 가정하면 글로벌 IT 서비스가 지닌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분명하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된다.

더 쓴 뒷맛은 포털 강제 검열이 오류가 아니라 실제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구글은 2009년 중국에서 정부의 강력한 검열 요구에 맞춰 모든 검색 결과에서 포르노 관련물을 제외한 바 있다. 2005년 구글차이나 설립으로 시작된 구글 중국 진출의 역사는 검열을 둘러싼 중국과 구글의 끊임없는 줄다리기였다. 2010년 결국 중국에서 전면 철수했으나 내년에 다시 중국 정부 검열 요구를 받아들이며 재진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엄청난 규모로 성장한 중국 시장을 계속 외면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최근 국사 교과서 국정화나 게임 검열, 심야 게임 셧다운 시행 등 국민을 검열하거나 통제하려는 욕구라면 우리나라 정부도 중국 못지않은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언제라도 정부가 검색 포털에 검열을 요구하고 포털은 이를 수용하는 일이 “절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장담하지 못하겠다.

박성준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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