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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힘들어도… 초원 꿈꾸는 서커스단 코끼리

입력 : 2015-12-18 19:55:21 수정 : 2015-12-18 19: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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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글·그림/현북스/1만2000원
늘 꿈꾸는 코끼리/김지연 글·그림/현북스/1만2000원


서커스단의 코끼리가 늘 자신이 자랐던 초원을 그리면서, 상상과 꿈꾸기를 통해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모습을 담았다.

인간의 손에 길들여져 서커스단에서 공연을 하는 코끼리는 늘 생동감 넘치는 초원의 자유를 갈망한다. 비록 우리 안에 갇힌 몸이지만 코끼리의 영혼은 언제나 자유로운 초원에 가 있다. 이러한 코끼리의 심정은 무표정한 현실에서의 모습과 초원에 있는 상상 속의 행복한 표정이 대비되면서 더욱 잘 드러난다.

힘든 현실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꿈을 꾼다는 것은 오히려 더 고통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꿈은 현실의 고통 저 너머로 우리를 이끈다. 비록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도 꿈과 희망은 우리의 영혼을 성숙시키고 자유롭게 한다. 그래서 꿈은 현실의 고통을 이겨내게 해주는 힘의 근원이 된다. 하루하루 희망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래서 꿈은, 꿈꿀 자유는 더욱 필요한 것이다. 이는 강렬한 대비를 통해 코끼리의 꿈이 얼마나 간절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작가의 의도이다. 또한 자유롭게 초원을 거니는 코끼리 무리 뒤쪽에 걸려 있는 선명한 무지개는 마치 암울한 현실에서도 놓을 수 없는 한 줄기 희망의 상징인 것처럼 보인다. 그림을 따라 가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자신이 한 마리 코끼리가 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야기마다 반복되는 어절이 마치 시를 읽는 것처럼 운율을 느끼게 한다. 대부분의 장면에서 ‘ ~할 때엔 / ~ 을 꿈꿔.’라는 문장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이야기 전체에 리듬감을 준다. 초원을 꿈꾸는 코끼리가 마치 노래하듯 읊어대는 이야기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코에 링을 걸고 돌릴 때엔 초원에서 새를 코 위에 앉히고 대화하는 날을 꿈꿔.” “반짝이는 불빛 아래에서 공연할 때엔 캄캄한 초원에서 빛나는 날을 꿈꿔.” 올해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당선작이다.

김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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