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연말연시에는 술에서 빨리 깨고자 숙취 해소음료를 찾는 이들이 많다. 시중에서 팔리는 숙취 해소음료들은 헛개나무나 밀크시슬, 아스파라긴산 등을 원료로 쓰는데 최근에는 울금도 사용된다. 모두 간기능을 개선시킨다는 생약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알코올 대사과정에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신속하게 분해해야 그런 효과를 인정받을 것이다.
숙취 해소제는 언제 먹어야 할까. 제조사들에 물었더니 “술 먹기 전후”라는 애매한 답변만 내놓았다. 숙취 해소제만 믿고 술자리를 버틸 생각이라면 오산이다. 적당한 음주가 최고의 숙취 해소방법이다.
◆G빠른 숙취 해소에는 헛개나무
CJ헬스케어는 ‘헛개컨디션’을 대표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산 헛개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농축액 1300㎎을 함유해 기존 ‘헛개컨디션파워’보다 30% 효능을 강화한 제품으로, 빠른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여성용 ‘컨디션레이디’도 있다. 여성은 남성과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해도 위와 간의 손상이 더 크다는 점을 감안해 기존 헛개 컨디션의 주요 성분은 유지한 채 베타인과 피부 보습에 효과적인 히알루론산, 비타민C를 더했다. 1992년 첫선을 보인 컨디션은 성분 강화를 통해 ‘컨디션F’(1999년), ‘컨디션ADH’(2004년), ‘컨디션파워’(2007년), 헛개컨디션파워(2009년), 헛개컨디션(2012년) 등으로 진화해왔다.
‘광동 힘찬하루 헛개차’는 회식 다음날 갈증 해소에 도움을 주는 진한 맛이 인기 비결이다. 첫맛은 쌉쌀하고 끝맛은 단맛이 살짝 도는 깊은 풍미를 더한 제품으로, 광동제약은 헛개나무 열매 중에서도 알코올 분해기능이 가장 좋은 것만 단일 원료로 쓴다고 밝혔다. 고형분 4.5% 기준으로 헛개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농축액이 340㎖짜리 병에는 1만7500㎎(고형분 4.5% 기준)이, 500㎖ 병에는 2만6000㎎이 각각 들어있다. 김성훈 경희대 한의과대 교수 연구팀과 광동제약이 공동 진행한 ‘헛개열매 물 추출물의 고지혈증 및 알코올 유도성 간 손상 억제효과’ 연구를 통해 헛개열매 추출물의 고지혈증 예방효과와 간손상 억제효과가 입증됐다고 한다.
◆항암효과 있는 ‘강황’ 숙취 해소에도 탁월

동아제약은 대표 숙취 해소음료 ‘모닝케어’ 발매 10주년을 기념해 ‘모닝케어 강황’을 출시했다. 기존 제품에도 들어 있던 강황 성분을 10배 이상 증량하고 마름 추출물을 새로 첨가해 숙취 해소기능을 강화했다고 한다. 카레의 주 원료인 강황은 항암과 항산화 효과로 잘 알려져 있다.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고 간 기능을 보호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알코올을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하는 과정에서 알코올 탈수소효소와 알데히드 탈수소효소의 작용을 촉진시켜 이를 돕는다고 한다. 마름은 호수나 연못에서 자라는 수생식물로 천연 폴리페놀과 퀘르세틴 성분을 함유한 만큼 알코올 분해를 촉진시켜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동의보감에서 인정한 울금
‘맛있는 숙취 해소 드링크’를 표방한 ‘레디큐’는 한독의 야심작이다. 레디큐는 울금에서 추출한 커큐민을 작은 입자로 만들어 체내 흡수율을 28배 높인 테라큐민을 함유했다. 연간 약 5000억원 규모인 일본의 숙취 해소음료 시장에서는 80% 가량의 제품이 울금을 주 원료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울금은 동의보감에 ‘술기운을 높고 먼곳으로 보내 신을 내려오게 한다’라고 효능이 소개돼 있다.
젤리 타입의 독특한 제형으로 출시된 ‘레디큐츄’는 부피가 작아 여성이 핸드백에도 간편히 넣고 다니며 먹을 수 있어 인기다. 레디큐는 지난해 5월 출시 후 1년 만에 누적 판매 200만병을 넘어섰으며, 매월 평균 20만병 판매를 기록 중이다.
◆소주에 홍초 타 숙취 ‘희석’

대상㈜ 청정원이 선보이고 있는 ‘홍기사’(Red Knights)는 숙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신개념 홍초 칵테일베이스다. 홍초를 활용해 작은 병으로 나온 만든 홍기사는 일반적인 칵테일베이스와 달리 숙취 해소성분까지 함유한 점이 눈길을 끈다. 몸에 좋은 식초는 기본이고, 음주 후 숙취와 갈증 해소에 좋은 헛개와 아스파라긴산을 첨가했다. 올해 초 고려대 대학원과 하늘병원이 진행한 홍기사의 숙취 해소효과와 관련한 실험에서 주량이 소주 1명 이상인 건강한 남성 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칵테일을 섭취한 실험군(소주 300㎖+홍기사 50㎖)이 일반 소주를 마신 대조군(소주 300㎖+물 50㎖)에 비해 혈중 아세트알데히드와 알코올 농도가 더 빨리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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