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미국 현지에서 만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계자들은 한국의 메르스 사태 당시 정부 조치에 대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데이브 데이글 CDC 커뮤니케이션 차장은 “CDC는 미국 내 에볼라 환자가 유입됐던 지난해 병원 정보가 파악되고 몇 분 되지 않아 언론과 대중에 공개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악성루머가 유포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미국에서는 감염병이 발생하면 환자를 돌보는 병원을 숨기지 않고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CDC의 헬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리사 브리세노는 ‘어떤 정보를 얼마나 공개해야 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아는 모든 것(Everything)”이라고 답했다. 브리세노는 “에볼라 사태 당시 미국 국민이 CDC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고 우리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며 “위기 소통 관점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가장 중요한 정보부터 순차적으로 최대한 빠르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에볼라 사태 당시 공황상태를 경험한 미국도 환자 개인정보는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CDC 관계자들은 한국이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개방적인 자세’와 병원 내 감염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의 ‘사전준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미국은 각 주에 시민의 알권리가 법으로 보장돼 있어 감염병이 유행하면 정부가 파악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정보를 공개할 의사가 없어도 변호사나 시민이 고발하면 정부로서는 공개할 수밖에 없다. 보건당국도 제대로 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경우 언론과 일반 대중에 의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떠돌게 되고, 이후 대응이 쉽지 않을 정도로 사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애틀랜타, 롤리=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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