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5만원권 12억장 찍어낸 경산 화폐본부에 가다

입력 : 2015-11-29 12:50:50 수정 : 2015-11-29 14:13:32

인쇄 메일 url 공유 - +

총 8단계로 이루어진 화폐공정
화폐 한 장, 세상 밖 나오려면 40~45일 걸려

사진제공=한국조폐공사
'12억4647만3860장(올해 10월말 기준)'

2009년 이후 시중에 유통된 12억장의 5만 원권은 모두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에서 탄생했다. 청와대나 국가정보원만큼 중요한 '가급' 보안 국가기간시설로 출입 자체가 엄격히 제한된 조폐공사 현장에 다녀왔다.

27일 오전 경산에 위치한 조폐공사 화폐본부 정문에서 사진촬영 등 주의사항을 듣고 서약서를 쓰고 본부에 들어갔다. 내부에 들어가서도 금속탐지기 등으로 보안검사를 마친 후 보안요원이 복잡한 비밀번호를 누르고 지문을 대고 나서야 공정이 이뤄지는 현장의 문이 열렸다. 공장에 들어가자마자 코끝에는 신권 특유의 냄새가 났고, 귀에는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가득했다.

경산 화폐본부에서는 시중에서 유통되는 1원, 5원, 10원, 50원, 100원, 500원 등 6종의 주화 제조를 비롯해 1000원, 5000원, 1만원, 5만원권 등의 은행권 전량을 생산한다. 이 외에도 각종 유가증권, 상품권, 훈장, 기념주화 등을 만들어낸다.

조폐공사의 기술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는 5만 원권 한 장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총 8단계의 공정과 40~45일가량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5만 원권 화폐는 전지 1장 단위로 찍어내는데 1장에 총 28장(140만원)이 생산된다. 또한 이 한 장에는 총 22가지의 위조방지장치가 적용된다.

화폐 공정은 크게 '평판인쇄→스크린인쇄→홀로그램 부착→요판인쇄(뒤/앞)→전지검사→활판인쇄→검사 및 포장'으로 이뤄진다.

평판인쇄는 부여에서 생산된 보안용지를 받아 뒷면의 바탕과 앞면의 바탕을 인쇄하는 과정이다. 인쇄된 잉크가 마르기까지는 총 5일에서 7일의 시간이 소요된다. 3~4일의 시간이 걸리는 스크린인쇄 과정에서는 지폐 뒷면의 금액을 인쇄한다.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을 달리해 위변조를 어렵게 했다.

홀로그램 부착 공정에서는 5만 원권은 띠형, 1만 원권은 사각형, 5천 원권은 원형의 홀로그램을 붙인다. 잉크를 말리지 않아도 되는 과정이라 단기간에 이뤄지며 1시간에 전지 1만장을 찍어낼 수 있다. 다만, 홀로그램은 외국에서 전량 수입을 해서 사용하고 있다. 
검사를 마친 전지화폐의 모습, 사진제공=한국조폐공사
화폐를 만졌을 때 오톨도톨 느껴지는 질감은 요판인쇄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이 공정에서 화폐의 숫자 옆에 표시된 화폐단위라던가, 그림 속 미세문자를 새겨넣게 된다. 시각장애인이 화폐 액수를 인식할 수 있도록 글자가 튀어나오게 하는 인쇄도 이 기계 덕에 가능하다. 이후 전지 검사과정을 거치게 된다. 공사 불량률은 전지의 5% 미만으로 알려져있다.

인쇄의 마지막 공정인 활판인쇄는 화폐에서 가장 중요한 일련번호를 입력한다. 일련번호는 동일한 크기로 인쇄되지 않고 뒷 번호로 갈수록 확대된다. 조폐공사 측은 보안을 위한 공정으로 시중 기계로는 가로로 갈수록 확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불량품이 있는지 검사를 거치면 돈은 세상 밖으로 나간다. 생산과정은 공장 내부에 설치된 450여개의 CCTV에 의해 감시됐고 생산에서 포장에 이르기까지 전자동으로 이뤄져 사람의 손을 거칠 일이 많지 않았다.

화폐공정을 보고 나오는 길 건물 앞에는 '100-1=0'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하나의 실수가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하기에 100가지 모두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는 문구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물건인 '돈'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했다.

또한 돈을 돈으로 보지 않고 최상의 품질을 담아내야 할 상품으로 보는 조페공사 화폐본부의 자부심마저 담겨있었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세계파이낸스>


오피니언

포토

초아, 청량한 분위기
  • 초아, 청량한 분위기
  • 박보영 동안 미모 과시…상 들고 찰칵
  • 41세 유인영 세월 비껴간 미모…미소 활짝
  • 나나 매혹적 눈빛…모델 비율에 깜짝